“눈물 터질때 다시 일어설 힘 생겨… ‘소문’은 날 닮아 울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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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경이로운 소문’ 장이 작가
가족과 사람이 작품의 중심… 어렵게 일하는 분들 위로하고싶어
시즌3 연재 긍정적으로 검토

‘경이로운 소문’ 웹툰(위)과 드라마(아래) 캐릭터들. 왼쪽부터 소문 가모탁 추매옥 도하나.
‘경이로운 소문’ 웹툰(위)과 드라마(아래) 캐릭터들. 왼쪽부터 소문 가모탁 추매옥 도하나.
스무 살 독학으로 만화 공부를 시작했다. 10년 넘게 만화출판사에 원고를 보냈고 수없이 퇴짜를 맞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2007년 사회인들의 삶과 야구를 다룬 ‘퍼펙트게임’으로 겨우 데뷔에 성공했다. 외계 물체와의 사투를 그린 ‘미확인 거주 물체’, 불혹의 야구선수의 도전을 다룬 ‘나처럼 던져봐’ 등을 통해 조금씩 입지를 쌓았다. OCN 최고 시청률(9.3%)을 연일 경신하고 있는 ‘경이로운 소문’으로 스타 반열에 오른 장이(본명 장성용·44·사진) 웹툰 작가 이야기다.

그의 작품은 따뜻하다. 가족, 이웃과의 상생이 작품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다. 주인공은 혼자가 아니라 주변 사람과 함께 고난을 이겨낸다. 경이로운 소문의 악귀 사냥꾼 카운터 4명(소문 가모탁 추매옥 도하나) 역시 서로 도와가며 악귀를 물리쳐 나간다. 장 작가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작품은 작가를 닮는다. 툭하면 울음을 터뜨리는 ‘울보 히어로’ 주인공 소문은 어떻게 탄생했나.

“원작가인 내가 눈물이 많다. 하하하. 사연 많고, 마음 여린 캐릭터인 소문이 견디기 어려운 순간과 사건을 마주하고 그것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은 눈물이 터져 나올 때라고 생각한다. 주저앉지 않고 이겨낼 수 있다면 울보라도 좋다. 소문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그런 정서적 교감이 통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작품에 대해 스스로 ‘어려운 일선에서 일하는 모든 분들에게 보내는 찬사’라고 했다.

“가족과 사람을 중심에 두고 캐릭터와 이야기를 구상한다. 어떤 장르를 선택하더라도 그것을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취재를 다니다 보면 어려운 일선에서 일하는 분들의 노고를 자주 목격한다. 희망이 없으면 그렇게 할 수 없는 일이다. 거기에 희로애락이 있고, 제 작품이 있다.”

―악귀 사냥꾼 ‘카운터’를 생각해낸 계기가 궁금하다.

“경이로운 소문보다 앞서 구상한 작품을 살짝 비틀다 ‘카운터’라는 소재가 파생됐다. 가족과 이웃이라는 단순한 것에서 출발했다.”(주인공 소문은 죽은 부모를 만나기 위해 악귀 사냥꾼 역할을 받아들이고, 생판 남이던 다른 카운터들과 함께 악귀를 물리쳐 나간다.)

―원작 웹툰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장면은 무엇인가.

“카운터를 돕는 최장물과 악귀 지청신의 대결에 특히 애착이 간다. 소문과 부모님 이야기를 다룬 클라이맥스도 그렇다.”

―배우 조병규가 주인공 소문 역으로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들었다.

“아내와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조병규 배우를 처음 마주했다. 그때 소문 역으로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얼굴과 연기에서 많은 점을 봤기 때문이다. 어둠과 밝음이 있었고, 진중함과 유쾌함이 보였다. 세월로 만들어갈 인간미가 보여 어떻게 각색하더라도 소문 역을 잘 구현할 거라 믿었다.”

―드라마로 제작되며 웹툰과 설정이 바뀌기도 했다.

“드라마로 만드는 건 각색과 재해석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바뀌지 않아야 될 것이 있다면 작품명과 주인공들의 이름 정도다. 작품 설정과 에피소드 생략, 대사의 변화에 대해서 제작진에 요청한 일은 없다.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이기에 각색의 권한을 드렸고, 저는 오롯이 시청자의 입장에서 즐겁게 작품을 만나고 있다.”

―준비 중인 작품이 궁금하다.


“경이로운 소문 시즌3의 연재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차기작도 여전히 한국적인 색채와 사람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흥미로운 설정과 캐릭터의 힘이 실린 작품이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경이로운 소문#장이 작가#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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