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文대통령, 이낙연과 독대… 靑-내각 인적쇄신론 확산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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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이낙연 회동 2주만에 또 독대
민심 수습-검찰개혁 로드맵 논의
이르면 29일 秋법무 사표 수리
노영민 靑비서실장 사의 표명할듯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동아일보 DB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동아일보 DB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따로 만나 법원의 윤석열 검찰총장 정직 집행정지 결정 이후 민심 수습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독대에선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임 등 인적 쇄신,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검찰개혁 시즌2’ 로드맵 등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이 이르면 29일 추 장관 사표 수리에 이어 일부 부처 개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근 사태에 책임을 지고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도 조만간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이 대표의 독대는 문 대통령이 “혼란을 초래해 인사권자로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한 25일 갑작스럽게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처리 직후인 이달 12일에 이어 2주 만에 이례적으로 대통령과 집권 여당 대표의 독대가 다시 이뤄진 것. 여권 관계자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를 앞두고 직전에 문 대통령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이번 주 중 추 장관 사표를 수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가운데 후임 법무부 장관과 3, 4개 부처 장관 교체 등 인적 쇄신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실장 역시 윤 총장 징계 사태 등에 책임을 지고 문 대통령에게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 실장은 8월 청와대 다주택 참모 논란으로 대통령비서실 수석비서관들과 일괄 사표를 제출했으나 김외숙 대통령인사수석과 함께 유임됐다.

한 친문 진영 의원은 “대통령이 사과한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차원에서 노영민 실장과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 등 주요 참모진의 사의 표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아직은 사의 표명할 때는 아니다”라고 했다. 노 실장을 교체하더라도 개각 이후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독대에서 윤 총장 복귀에 대한 대응책과 추후 검찰개혁 방안에 대한 의견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이르면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개혁 특별위원회’를 의결하고 본격 가동해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부패, 경제, 공직자 등 6대 범죄에 대해서도 수사권을 경찰 등으로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26일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포함한 검찰개혁 시즌2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文대통령, 이낙연과 이례적 2주만에 재회동 ▼



‘尹징계 불발’ 충격 속 전격 독대
각종 현안 허심탄회하게 대화
與내부 “방향성 조속 제시해야”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주말인 26일 당초 예정에 없던 긴급 회동을 한 것은 법원의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집행정지 결정에 따른 파장이 그만큼 심상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두 사람 간 독대는 이달 12일 이후 2주 만에 이례적으로 이뤄졌다. 정경심 교수의 법정구속에 이어 윤 총장 직무복귀 등 법원이 연이어 검찰 손을 들어준 데 대한 여권의 충격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사태 수습책을 찾기 위해 전격적으로 만들어진 자리라는 해석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대표가 총리를 마친 뒤 문 대통령과 이렇게 잇따라 주말에 회동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날 배석자 없이 만나 각종 현안에 대한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자리에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앞두고 정부여당의 검찰개혁 장기 로드맵 등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윤 총장 관련 법원 결정이 나온 뒤로 당내 일부 강경파들이 윤 총장에 대한 탄핵을 비롯해 사법부에 대한 평가까지 무질서하게 내놓고 있는데, 이런 혼란이 길어지면 자칫 과거 ‘열린우리당’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청와대와 당 지도부가 조속히 확실한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공수처장 최종 후보 추천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임 관련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추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만큼 당 대표로서 인적 쇄신을 통한 민심 수습 방안을 논의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민주당은 일단 윤 총장 사퇴와 검찰개혁 이슈를 분리해 접근하는 동시에 민심 수습책 마련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 대표는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피해 지원대책 마련을 위한 고위 당정협의회에서도 이례적으로 검찰개혁을 언급했다. 그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당은 제도적 검찰개혁을 꾸준히 추진하면서 새해 국정운영 중심을 코로나 극복과 민생 안정, 경제 회복에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당정 협의회에서 논의된 내용도 사전에 문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표가 검찰개혁과 민생 챙기기라는 투트랙으로 이번 사태를 수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 대표로서 이번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내년 4월 서울·부산 보궐선거 등을 시작으로 줄줄이 이어질 선거 정국에서의 결과물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황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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