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때 R&D 투자, 호황기 때 크게 웃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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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기업들, R&D 투자 확대로 성장 동력 강화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연구개발(R&D) 투자다. 특히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불황기’에 R&D 투자는 더욱 필요하다. 불황기 때 투자하는 R&D가 호황기 때보다 좋은 성과를 가져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과감하고 도전적인 기술 개발은 꾸준한 R&D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언스트앤드영(EY)이 최근 발표한 ‘세계 최대 R&D 지출 기업’ 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아마존과 알파벳(구글 지주회사)에 이어 3위였다. 지난해 상위 500개 기업이 투자한 R&D 비용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5320억 유로(약 68조4700억 원)로 조사됐다. 500곳 중 65%는 R&D 지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대표 기업들이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사다. 국내 대표 기업들도 R&D 투자 등으로 현재 상태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하면서 성장 동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직접 사업화할 수 있도록 돕는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외부로도 확대해 앞으로 5년간 사내뿐 아니라 사외 스타트업까지 총 500개를 육성하기로 했다. C랩 외에도 삼성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추진해 국내 혁신 생태계 조성을 지원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친환경차 등 미래 자동차 핵심기술 R&D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친환경차 미래 핵심기술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수소전기차를 기점으로 시장 선도적인 친환경차를 적극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한 혁신에도 힘쓰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10월 경기 화성시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직접 제작한 신개념 미래 이동수단 등을 선보이는 ‘2018 R&D 아이디어 페스티벌’을 열었다. 올해로 9회째다.

SK그룹은 계열사별로 R&D 수요를 정밀히 파악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생존과 성장을 위한 근본 체질 개선을 뜻하는 ‘딥 체인지’를 강조하고 있다. 최 회장은 “딥 체인지의 핵심은 기술에 있는 만큼, 기술 기반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R&D 시스템의 획기적 개선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LG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고부가가치 기초소재, 친환경 자동차부품, 에너지솔루션 등 성장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R&D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G는 기술 개발에 크게 기여한 직원들을 임원급 대우를 받는 연구위원으로 발탁 승진시키는 등 R&D 인재 육성에도 신경 쓰고 있다. LG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 투자 및 외부 기관과의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그룹의 양대 날개인 유통부문과 화학부문을 중심으로 2023년까지 50조 원을 투자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계획이다. 유통부문은 온라인 역량 강화에 집중 투자하고, 화학부문은 대규모 설비 증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그룹 전반에 디지털 전환을 이루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하고 있다.

GS그룹은 GS칼텍스, GS리테일 등에서 기존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신규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한 투자를 해나가고 있다. GS칼텍스는 2조6000억 원을 투자해 2021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올레핀 생산시설(MFC)을 짓기로 했다. GS리테일은 미래형 편의점을 구축하고 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지금 당장 익숙하지 않은 사업 분야라도 부단히 연구하고 부딪쳐 사업화를 위한 토대를 쌓고 가능성이 보이는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여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CJ그룹은 모든 면에서 최초와 최고를 추구한다는 ‘온리원(Only One)’ 정신을 바탕으로 R&D 투자 강화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CJ그룹은 2030년에 3개 이상의 사업에서 글로벌 1위가 되자는 ‘월드 베스트 CJ’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R&D를 통한 독보적인 핵심 역량 구축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대표 제품인 ‘비비고 왕교자’ 같은 성과를 지속해서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r&d가 희망이다#r&d#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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