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널티킥 풍년 속 떠오른 ‘거미손’… 조별리그 8경기 중 6번이나 나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2014 브라질 대회는 전체 13개
메시 막은 아이슬란드 할도르손… 잇단 선방 덴마크 슈마이켈 각광


“메시의 페널티킥을 수도 없이 봤다. 그쪽으로 찰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페널티킥 선방으로 천하의 메시를 울린 한네스 할도르손(34·아이슬란드)은 철저한 상대 분석을 강조했다. 이는 무명에 불과하던 그가 16일 아르헨티나전(D조 조별예선) 단 한 경기를 통해 전 세계 축구 팬의 이목을 끌 수 있었던 원동력. 할도르손은 북유럽 국가 2부 리그를 전전하다가 2016년 7월에 들어서야 덴마크 프로축구 1부리그(수페르리가) 라네르스 FC로 이적해 붙박이 수문장으로 거듭난 대기만성형 선수다.

‘페널티킥 풍년’ 조짐이 일고 있는 러시아 월드컵에서 할도르손은 대회 초반 깜짝 스타로 떠오르는 아이슬란드의 수문장이다. 개막 이후 17일까지 치러진 8번의 조별 예선 경기에서 프랑스-호주 경기 등을 포함해 총 6번의 페널티킥이 나왔다. 브라질 월드컵 통산 13회 페널티킥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 이번 월드컵부터 처음 도입된 비디오판독(VAR)도 이에 한몫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가운데 할도르손은 이런 현상의 뜻밖의 수혜자(?)가 된 분위기다.

이번 대회 6번의 페널티킥 중 실축은 단 두 번. 골키퍼가 직접 골문으로 향하는 공을 쳐낸 것은 할도르손이 유일하다. 여기에 이날 26개의 아르헨티나 슈팅을 단 한 골로 막아낸 할도르손은 D조의 상대적 약체인 아이슬란드를 순식간에 ‘복병’으로 만드는 핵심 선수란 평가를 받고 있다.

상대에게 실축의 아픔을 남긴 또 한 명의 수문장이 덴마크의 카스페르 슈마이켈(32)이다. 비록, 페루의 키커 크리스티안 쿠에바가 허공으로 공을 날려 무산되긴 했지만 슈마이켈은 페널티킥을 포함해 이날 17개 슈팅을 날린 페루의 파상 공세를 완벽하게 막아내며 이날 덴마크의 승리에 일등 공신이 됐다.

슈마이켈은 2015∼2016시즌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레스터시티의 동화 같은 리그 우승을 이끈 주역. 그의 아버지는 1991∼1999년 맨유의 수문장으로 이름을 날린 페테르 슈마이켈로 1998 프랑스 월드컵에 출전해 덴마크의 사상 첫 8강 진출을 이끌었다. 특히 이날까지 슈마이켈은 4경기 연속 무실점(534분)을 기록하며 직전까지 아버지가 보유하던 A매치(국가대표 경기) 최장 시간 무실점(470분) 기록을 넘어서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페널티킥이 대회 초반 승부를 가르는 주요 변수로 떠오르면서 할도르손과 슈마이켈처럼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오르는 수문장이 많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러시아 월드컵#페널티킥#한네스 할도르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