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 4월 11일로 바로 잡는다

유원모 기자 입력 2018-03-28 03:00수정 2018-03-28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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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처, 국회서 학술 심포지엄
“내년 임정 수립 100주년 앞두고 학계 변경요구 긍정적으로 검토”
‘대한민국4년역서’ 등 사료 추가공개
1946년 4월 11일 창덕궁 인정전에서 열린 ‘입헌기념식’에 참석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원들의 모습. 독립기념관 제공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이 논란 끝에 4월 11일로 수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정부는 임정 수립일을 4월 13일로 기념하고 있지만 학계에선 “임정의 진짜 수립일은 4월 11일”이라며 정부에 날짜 변경을 강력히 요구해 왔다.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기념일 언제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학술 심포지엄에 참가한 심덕섭 보훈처 차장은 “우리 헌법에서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정작 임정의 수립일 논란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며 “학계의 전문적인 의견을 들어 임정의 생일을 확정해 논란을 종식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심포지엄은 국가보훈처가 주최하고, 독립기념관이 주관했다.

이날 심 차장은 본보와 만난 자리에서 “내년도 임정 수립 100주년을 앞두고, 학계의 수립일 변경 요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4월 11일이 이견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행정안전부 등과 협의해 날짜 변경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시정부에서 발행한 1922년 달력인 ‘대한민국4년역서’에는 3·1절, 개천절과 함께 4월 11일을 ‘헌법발포일(憲法發布日)’로 기록해 임정 수립일이 11일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독립기념관 제공

심포지엄에선 임정 수립일이 4월 11일임을 알려주는 사료가 추가로 공개됐다. 임정이 1922년 만든 달력인 ‘대한민국4년역서(大韓民國4年曆書)’를 보면 3월 1일 ‘독립선언일’, 10월 3일 ‘건국기원절’(개천절)과 함께 4월 11일이 ‘헌법발포일’이라는 이름으로 국경일로 표시돼 있다. 실제로 그해 개최된 임시의정원 회의에서 김인준 등이 “헌법을 발포한 4월 11일을 국경일로 정하자”는 제의안을 제출했었다. 당시에는 이미 4월 11일이 기념일로 지정돼 있어 국경일로 지정하는 안은 부결됐다. 한시준 단국대 사학과 교수는 “이 달력은 4월 11일이 국경일로 승격될 것을 예상하고 미리 인쇄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경일이든 기념일이든 성격에 관계없이 4월 11일이 임정 수립 날짜라는 것을 확실히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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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이후 국내로 귀환한 임정 요원들이 1946년과 1947년 4월 11일 창덕궁 인정전에서 ‘입헌기념식’ 행사를 진행한 후 찍은 기념사진도 공개됐다. 입헌기념식은 임정의 헌법을 제정·공포한 것을 기념한 행사였다. 당시 창덕궁은 임시의정원을 계승한 ‘비상국민회의’ 본부가 있던 곳이다.

그동안 정부는 ‘조선민족운동연감’ 자료를 근거로 임정 수립을 4월 13일로 정해오고 있다. 하지만 박찬승 한양대 사학과 교수는 “상하이 주재 일본 총영사관에서 작성한 ‘조선민족운동연감’은 임정의 ‘한일관계사 자료집’에서 잘못 기록된 내용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라며 “4월 13일은 착오에 착오가 거듭돼 나온 설로, 아무런 사료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심덕섭 보훈처 차장#독립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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