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된 개인정보 분석-활용 가능해져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17-12-21 03:00수정 2017-12-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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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팀 ‘국제 게놈데이터 경연’ 1위
개인정보 유출 위험 원천적 차단… “1, 2년내 금융분야 실생활에 적용”
21세기의 금광이라고 불리는 빅데이터를 개인정보 유출 걱정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가까워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천정희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팀이 개인 정보를 암호화된 상태 그대로 보호한 채 분석해 개인 정보 유출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새로운 암호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현재 병원에서 생성된 개인 의료 정보나 개인 게놈 해독 정보, 금융 거래나 휴대전화 요금 납부 기록 등의 금융 정보는 민감한 개인 정보를 담고 있어 자유롭게 공유하거나 분석할 수 없다. 연구 목적 등 극히 예외적으로 사용할 경우에도 사용자의 이름을 지우거나 정보를 ‘45세’ 같은 구체적인 수치에서 ‘40대’ 같은 범위로 바꿔 비식별화해야 한다. 데이터 활용 가치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천 교수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형암호’ 기법을 이용했다. 동형암호는 원래의 데이터를 수학 함수를 이용해 변형시켜 알아볼 수 없게 암호화시킨 뒤 이를 암호가 걸린 상태 그대로 분석해 원하는 결과를 얻는 수학 기술이다. 마치 금고 안에 책을 넣고 잠근 뒤 금고를 열지 않은 채 책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가 무엇인지,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맞히는 것과 비슷하다.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 등 민감한 정보가 암호화돼 있기 때문에 데이터가 유출되더라도 개인 정보는 노출되지 않는다.

천 교수팀은 정보를 컴퓨터의 정보 단위인 ‘비트’ 단위로 처리하던 기존의 동형암호에서 탈피해 수십 개의 비트가 모여 이뤄진 현실의 수를 직접 처리하는 방식으로 동형암호 계산 속도를 수백 배 높였다. 그리고 이 새로운 알고리즘을 이용해 1600명의 유전자 해독 정보 수천 개를 암호화시킨 상태 그대로 분석해 질병 유무를 빠르게 판단하는 데 성공했다. 천 교수팀은 이 기술로 올해 10월 14일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세계적인 정보보호기술 경연대회인 ‘게놈 데이터 보호 경연대회’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 스위스 로잔연방공대 등 암호 분야 강호 75개 팀을 누르고 동형암호 분야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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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교수는 “작년부터 마이크로소프트, IBM, 매사추세츠공대(MIT) 등과 함께 동형암호의 기술 표준화도 논의하고 있다”며 “특히 금융 분야는 실제 신용정보평가회사와 시범 활용을 시작한 만큼 1, 2년 안에 실생활 적용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암호화된 개인 정보를 기존 개인 정보와 비슷하게 규제해야 할지 법이 아직 분명치 않아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권규녑 과기정통부 정보보호기획과 사무관은 “새로운 기술인만큼 행정안전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과 함께 기술발전에 맞게 규제를 개정하고자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빅데이터#개인정보#유출#암호화#게놈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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