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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DBR 경영의 지혜]법인세를 ‘사회적 책임’으로 생각않는 기업들

입력 2016-12-30 03:00업데이트 2016-12-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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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환경 경영이나 사회공헌 활동 등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의 자발적 활동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기업의 법인세 지출은 어떨까? 세금을 납부하는 활동 역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볼 수 있을까?

 미국 오리건대 연구팀은 기업의 법인세 지출과 CSR 활동의 관계를 연구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2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업의 조세 회피 정도와 CSR 활동 정도를 비교 분석했다. 여기서 기업의 조세 회피 정도는 현금 유효 세율로 측정했다. 현금 유효 세율이 낮을수록 세전 이익 대비 법인세 지출이 적다는 뜻으로 기업이 조세 회피 활동에 적극적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분석 결과 CSR 활동지수가 높은 기업일수록 다른 기업보다 현금 유효 세율이 낮았다. 즉 다른 기업보다 법인세를 적게 납부했다. 또한 CSR 활동지수가 높을수록 법인세를 줄이기 위한 조세 정책 로비에 더 많은 금액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SR 활동에 적극적인 기업일수록 법인세 지출이 적을 뿐 아니라 법인세율 인하를 위한 로비에도 적극적이라는 의미다.

 이 같은 결과는 기업들이 법인세 납부에 무조건 순응하는 것을 사회적 책임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오히려 기업들은 높은 세율의 법인세를 혁신이나 일자리 창출 등에 투자해야 할 기업 재원을 감소시키고 이런 활동을 저해해 궁극적으로는 사회 후생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보고 있었다.

 최근 CS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는 물론 많은 기관이 기업의 CSR 활동을 평가해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우선 해결돼야 할 과제는 평가기관과 기업이 공감할 수 있는 CSR의 개념과 범주를 정립하는 것이다. 기업인들이 CSR를 어떻게 정의하고, 어떤 활동이 CSR 범위에 포함된다고 생각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이때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일에 기업들의 참여를 더 많이 이끌어 낼 수 있다.

김진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금융감독원 자문교수 jinkim@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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