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세탁기에 미친 40년…학력차별 날려버린 고졸출신 CEO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일 17시 08분



#.1
"세탁기에 미친 40년" 학력 차별 날려버린 고졸 신화
10대 기업 첫 고졸 출신 CEO LG전자 조성진 부회장

#.2

공고 출신 스무 살 청년은 금성사 (현 LG전자) 견습생이었습니다.
40년 후 이 청년은 연 매출 50조 원의 글로벌 기업 1인자가 됐죠.
1일 국내 10대 기업 중 최초로 고졸 출신 최고경영자(CEO)가 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60)입니다.


#.3
1976년 용산공고를 졸업한 조 부회장 그가
금성 세탁기 설계실에 들어왔을 때
국내 세탁기 보급률은 0.1%에 불과했죠.
조 부회장은 이후 10년 간 150차례 일본 기업을 방문하며
세탁기에 관한 노하우를 모조리 습득했습니다.
그의 별명 '세탁기 장인'도 이때 생겼죠.


#.4
그의 고향은 충남 보령이지만 그의 말투에는
일본식 억양과 경남 사투리가 많이 섞여있습니다.
일본을 하도 자주 오가고 LG전자 공장이 있는 경남 창원에서
사실상 살다시피 했기 때문이죠.
세탁기에 미친 남자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5
"입사 후 야간 대학을 1년 정도 다녔지만
일과 공부를 양립할 수 없겠다는 생각에 일을 선택했어요.
일을 완성도있게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조성진 부회장


#.6
1998년 그가 개발한 세탁기용 다이렉트 드라이브(DD) 모터는
그의 운명도 바꿔놓습니다.
"DD 모터 등장으로 세계 세탁기 시장의 주류가 전자동 세탁기에서
드럼 세탁기로 바뀌었죠. LG전자 세탁기가 세계 1위가 된 것도 이 덕분입니다."



#.7
그의 40년 직장 생활에 우여곡절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그는 2014년 독일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 중
삼성전자 세탁기를 파손한 혐의로 기소돼 출국금지까지 당했습니다.
이 사건은 지난달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죠.


#.8
임원이 되어서도 그의 개발 열정은 여전합니다.
그는 본사 집무실 바닥의 카펫을 걷어내고 마룻바닥으로 바꿨는데요.
청소기 물걸레 키트에 보조 걸레를 달아 바닥의 찌든 때를
닦아내는 아이디어를 실험하기 위해서죠.



#.9
최근 큰 인기인 의류 관리기 스타일러 개발,
코드제로 청소기 손잡이 부분에 있는 손가락 받침고리도 그의 아이디어입니다.



#.10
"학력은 사람 능력치의 20%도 안 됩니다.
노력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습니다."
흙수저 논쟁과 파탄난 정국에 신음하는 한국.
그래서 그의 고졸 샐러리맨의 신화는 더 대단합니다.
제2, 제3의 조성진 부회장이 계속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2016.12.02 금

원본 | 서동일 박성진 기자
기획 제작 | 하정민 기자 조성진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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