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측, FBI와 e메일수사 뒷거래 시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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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언론 ‘축소은폐 제안 의혹’ 보도

 미국 국무부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e메일 스캔들을 수사하던 연방수사국(FBI)과 뒷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기밀이 포함된 개인 e메일 개수를 줄이기 위해 협조를 당부했다는 것이다. FBI가 최근 공개한 수사문서 100여 건에 공개된 내용으로 클린턴 측은 “거래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잊을 만하면 나오는 e메일 스캔들에 클린턴의 도덕성은 계속 금이 가고 있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패트릭 케네디 미 국무부 총무차관은 지난해 FBI 인사와 접촉해 2012년 리비아 벵가지 미국영사관 테러 사건과 관련된 클린턴의 e메일을 기밀로 분류하지 말아 줄 것을 요청했다. 벵가지 사건은 클린턴이 국무장관이던 시절 발생한 최악의 외교 참사다. 이와 관련한 e메일이 기밀에서 제외되면 클린턴은 그만큼 개인 e메일로 기밀을 퍼 날랐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FBI는 이 요청을 묵살했다. 그러자 케네디 차관은 또 다른 FBI 고위 인사에게 “e메일을 기밀로 분류하지 않으면 현재 파견이나 주재가 금지된 국가에도 FBI 요원이 나갈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FBI는 ‘뒷거래 시도’로 보일 만한 이 요구 역시 거부한 뒤 수사 문서에 적시했다. 결국 FBI는 8월 수사를 종결하면서 “클린턴이 개인 e메일 서버로 주고받은 e메일 가운데 최소 110건이 1급 비밀을 포함한 기밀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공개되자 클린턴 캠프의 로비 무크 선거대책본부장은 “국무부와 다른 기관 사이에 기밀 분류를 놓고 논쟁이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측은 클린턴을 보호하기 위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직접 나선 것이라며 공세를 퍼부었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서 관련 보도를 퍼 나르며 “이건 워터게이트 사건과 같은 것이다. (힐러리와 절친한) 국무부 고위 관료가 FBI에 대가성 거래를 시도했다. 그는 즉각 사임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또 이날 위스콘신 주 유세에서 “워싱턴의 오물을 걸러내야 한다”며 정부 관리와 상하원 의원이 퇴임 후 5년간 정부 상대 로비를 못 하도록 하는 윤리개혁안을 제시했다. 고액 강연 논란에 휘말린 클린턴 부부를 직접 겨냥한 것이다.

 현재 트럼프는 전국 지지율에서 클린턴에게 뒤지고 있지만 대선 풍향계로 꼽히는 오하이오 주에선 유독 앞서거나 동률을 보이고 있다. 1960년대 이후 공화당 소속 대통령 중 이곳에서 지고 백악관에 입성한 사람은 없다. CNN이 ORC와 실시해 1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트럼프는 오하이오에서 48%로, 44%에 그친 클린턴을 4%포인트 앞섰다.

 이런 가운데 클린턴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19일 열리는 3차 TV토론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 17일엔 딸 첼시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클린턴을 대신해 뉴욕에서 열린 후원금 모금 행사에 참석했다. ‘힐러리를 지지하는 브로드웨이’라는 제목의 이 행사엔 앤 해서웨이와 휴 잭맨 등 클린턴을 지지하는 유명 배우들이 출연했다. 티켓 가격이 최고 10만 달러(약 1억1400만 원)까지 치솟았고 약 230만 달러(약 26억2000만 원)가 모였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한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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