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美 대선]재임중 이슬람사원 처음 찾은 오바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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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겨냥 “反무슬림, 美에 설 땅 없다”
“美 건국의 아버지들 꾸란 지녀”… ‘무슬림 혐오’ 트럼프 자질 비판
트럼프 “오바마는 무슬림” 또 거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이슬람 사원을 찾았다. 그는 백인 주류사회에서 확산되는 무슬림에 대한 편견을 강하게 질타했다. 무슬림을 극도로 혐오하는 도널드 트럼프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3일 백악관에서 1시간가량 떨어진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의 ‘볼티모어 이슬람 소사이어티’를 방문해 “편협함의 방관자가 되지 말자”고 호소했다. 그는 “최근 우리는 무슬림계 미국인들을 겨냥한 용서할 수 없는 정치적 언사들을 듣고 있다. 이 언사들은 이 나라에서 설 땅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사회의 특정 종파에 대한 편협함은 국가 단결을 저해하는 것으로 정면 비판받아야 한다”고 했다. 연설은 45분 넘게 이어졌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무슬림들이 미국 건국을 도왔다’고 말하며 트럼프가 대통령 자질이 없음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에 비판적인 그가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2위에 그친 트럼프 흔들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이슬람국가(IS)’의 프랑스 파리 테러 이후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 건국의 아버지인 토머스 제퍼슨, 존 애덤스 전 대통령도 (백악관 집무실에) 이슬람 경전인 꾸란을 지니고 있었다”며 “이슬람은 미국의 일부다. 무슬림 사회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오바마는 무슬림’이라는 음모론을 재차 거론했다. 실제 오바마 대통령의 종교는 기독교이다. 트럼프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방문할 곳이 많은 바쁜 대통령이 하필 이슬람 사원에 간 것은 그곳에서 마음의 위안을 느끼고 편해진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아냥댔다.

아이오와 코커스 3위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이날 뉴햄프셔 주 유세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또 이런 식으로 미국 사회를 갈라놓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미국#대선#오바마#트럼프#무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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