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문재인 ‘극진한 추모’ 뒤엔… PK민심 향한 신경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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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前대통령 서거]

헌화하는 與 새누리당 의원들이 23일 오후 국회의사당 본청 앞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국가장 분향소를 찾아 집단 조문하고 있다. 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가 원유철 원내대표.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헌화하는 與 새누리당 의원들이 23일 오후 국회의사당 본청 앞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국가장 분향소를 찾아 집단 조문하고 있다. 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가 원유철 원내대표.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정치적인 스승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다.”(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묵념하는 野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이 23일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김영삼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승희 전병헌 주승용 최고위원, 이 원내대표, 정청래 최고위원.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묵념하는 野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이 23일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김영삼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승희 전병헌 주승용 최고위원, 이 원내대표, 정청래 최고위원.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경남)중·고교 선배이시면서 (경남 거제) 동향 선배이고, 민주화 운동의 인연도 있다.”(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여야 대표는 22일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빈소에서 YS와의 인연을 강조하며 ‘조문 정치’를 이어 갔다. 그 이면에는 YS의 정치적 기반인 PK(부산·경남) 지역에서의 정치적 위상을 굳히거나 탈환하려는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여야 대표 모두 ‘YS 인연’ 강조

김 대표는 1983년 자신의 사업을 정리하고 YS를 찾아갔다. YS가 결성하고 있던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에 창립 멤버로 참여하며 정계에 발을 들였다. YS의 상도동계에 뿌리를 두고 밑바닥부터 정치를 배웠다. 김 대표는 1993년 YS의 문민정부가 출범한 뒤 대통령 민정·사정비서관을 지내며 정치적으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1994년 12월에는 당시 43세의 나이로 최연소 내무부 차관에 올랐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한 뒤에도 틈날 때마다 YS를 찾아 정치적 조언을 구했다. YS 서거 후 “정치적 아들”이라며 매일 빈소를 지키고 있다.

YS와 문 대표는 1987년 6월 민주항쟁 당시 부산에서 인연을 맺었다. 1988년 통합민주당 총재이던 YS는 집회 현장에서 수차례 마주친 문 대표에게 13대 총선 출마를 권유했다. 당시 문 대표는 거절했지만 그와 같은 사무실을 썼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YS로부터 같은 제안을 받고 정계에 입문했다. 문 대표가 “여러모로 고인을 떠나보내는 마음이 더 비통하다”고 밝힌 이유다. 문 대표는 지난해 6월 외부에 알리지 않고 상도동의 YS 자택에 문병을 했다고 한다.

문 대표는 전날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YS의 빈소를 찾았다. 23일에는 독감 때문에 당 최고위원회의 등 모든 일정을 취소했지만 전국 지역위원회에 YS 조문 현수막을 부착하고, 전 당원에게 조문을 독려하는 특별 지시를 했다.

○ PK의 맹주, 수성이냐 도전이냐

두 대표 측 모두 YS 추모에 대해 “정치적인 의미는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개인적인 인연과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YS의 공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만 말했다. 그러나 김 대표와 문 대표 모두 내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YS의 정치적 기반이던 PK 지역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들어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는 이미 부산에서만 5선 의원을 지내며 PK에 굳건히 뿌리를 내린 상황이다. 반면 문 대표는 2012년 부산 사상에서 처음 당선됐지만 최근 지역구를 내놓았다. 야당 최초의 지방 싱크탱크인 부산 오륙도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영남권 교두보 확보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인 두 대표 모두 지역 기반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PK를 둘러싼 여야 대표의 수성과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강경석 기자
#김무성#문재인#김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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