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회사 금고 턴 7300만원 할머니집 감나무 밑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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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회사 20대 직원 구속

텅 빈 회사 사무실에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한 남성이 들어갔다. 그는 미리 파악해둔 금고 비밀번호를 눌렀고, 안에 있던 현금과 수표 8890만 원을 훔친 뒤 유유히 사라졌다. 지난달 14일 오전 8시경 서울 중구의 한 의류매장 본사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경찰이 10여 일간 인근 폐쇄회로(CC)TV와 차량 블랙박스 100여 대를 분석한 결과, 화면 속 인물은 해당 매장에서 4년간 근무한 직원 김모 씨(29)로 밝혀졌다. 김 씨는 범행 직후 태연히 출근하며 범행을 부인했지만 결국 “이사 보증금(1200만 원)을 마련하기 위해 훔쳤다”고 실토했다.

김 씨는 처음에는 “쓸 돈만 남기고 7300만 원은 태워버렸다”고 잡아뗐다. 하지만 경찰과 가족의 추궁 끝에 “할머니댁 감나무 아래에 묻었다”고 털어놨다. 경찰 확인 결과 전북 부안에 위치한 김 씨의 할머니집 마당에 있는 지름 50cm, 깊이 30cm 정도의 구덩이에 7300만 원이 비닐에 싸인 채로 묻혀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금고에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어 있어 나머지를 감나무 밑에 묻어둔 것”이라며 “김 씨는 초중고교 때 할머니집에서 자랐고 현재 할머니는 일신상의 이유로 집을 비운 상태다”라고 말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김 씨를 지난달 27일 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금고 절도#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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