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反-親정부 시위대 갈등 고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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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중 새 총리를”
“내전 치를 각오를”
韓대사관 “교민-관광객 안전주의”

태국의 반정부 시위대가 12일까지 새 총리를 임명하라고 의회와 사법부에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독자 행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반정부 시위대는 태국 정부 심장부인 총리청사까지 점거한 상태다.

잉락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친정부 시위대는 이에 맞서 내전 가능성을 경고하고 군부 쿠데타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태국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앞서 9일에는 반정부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최소 5명이 다치기도 했다.

1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대는 10일 총리 청사 내의 산티 마이트리 건물을 접수해 지휘본부로 사용하고 있다. 총리청사를 시위대 본부로 삼은 것은 반정부 시위대가 니와탐롱 분송파이산 총리대행이 이끄는 현 정부보다 우세하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반정부 시위대는 또 5개 지상파 방송국 건물을 점거하고 반정부 시위를 이끄는 수텝 트악수반 전 부총리의 기자회견을 생중계하도록 강요하기도 했다.

7월 총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희박한 반정부 진영은 선거를 치르지 않고 각계 대표로 과도정부를 구성한 뒤 새 총리를 임명하라는 요구를 내세웠다. 수텝 전 부총리는 “니와탐롱 총리대행은 정부를 이끌 권한과 지위가 없다”며 “12일까지 시위대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독자적으로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농민 등 지지층이 두터운 친정부 진영은 예정대로 7월 총선을 통해 치르겠다는 계산이다. 10일 방콕 외곽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 친정부 시위대 ‘레드셔츠’의 리더 격인 짜뚜폰 쁘롬판 씨는 “선거 없이 비민주적이고 헌법에 위배되는 방식으로 새 총리를 임명한다면 내전으로 이어지는 국가 위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은 10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반정부 시위가 과격해지고 있다”며 “한국 교민과 관광객들은 신변 안전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태국 정부도 11일 국민들에게 ”안전을 위해 시위 현장 부근에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태국#반정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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