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탈당… 安신당 탄력 받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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姜“견제세력 필요” 안철수측 합류 시사
민주 “安, 의원 빼가면 50점 감점” 경고

강동원 의원이 2일 진보정의당을 탈당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설이 나도는 시점이고, 강 의원의 지역구가 전북 남원-순창이어서 ‘호남발(發) 정계개편’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강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탈당을 선언하면서 “당분간 무소속으로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구에 당원이 없어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후보를 내세울 수 없는 점과 탈당을 권유하는 지역 민심을 탈당 사유로 꼽았다. ‘왜 안철수 신당 창당설이 나오는 시점에 탈당했나’란 질문에는 “지난해 말 탈당 시기를 ‘총선 1년’이 되는 4월로 예정해놓고 있었지만 4·24 재·보궐선거가 있어 탈당하면 우리 당 소속 후보의 선거에 굉장히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 재·보선 이후로 미룬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과의 관계에 대해선 “국회에서 처음 봤고 전혀 사전에 만날 처지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호남 민심은 ‘민주당이 이대로 가선 안 된다’ 하는 것이다. 어느 정당이 됐건 견제세력이 양립해야 지역 정치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당분간 무소속으로 있다가 안철수 신당이 모습을 갖추게 되면 합류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강 의원은 1985년 민주화추진협의회 김대중 공동의장의 비서로 정치에 입문해 1997년 김 전 대통령 당선 때까지 지근거리에서 일했다. 19대 총선 때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따라 통합진보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고, 지난해 9월 통진당이 분당(分黨)하자 진보정의당에 합류했다. 진보정의당은 서울 노원병 패배에 이어 강 의원의 탈당으로 의석 규모가 5석으로 줄면서 제4당(통진당은 6석)으로 추락했다.

민주당은 강 의원의 탈당이 당내 의원들의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고별 간담회에서 “안 의원이 당(신당)을 만들어 민주당을 뿌리째 가져가면 공멸이다. 새 정치에 가장 반(反)하는 ‘의원 빼가기’를 하는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순간 50점 감점”이라고 경고했다. 이상민 의원은 “안철수 신당은 떠도는 소문이며 의원 이탈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의 탈당을 호남발 야권재편과 연결짓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안 의원 측 관계자도 “강 의원의 탈당과 향후 안 의원의 행보는 관계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새누리당은 내심 야권 분열을 기대했다. 김재원 의원은 라디오에서 “안 의원은 상당히 빠른 시일 내 정당을 만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10월 재·보선을 통해 정치적 힘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차기 대선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안 의원은 전날 강창희 국회의장과 민주당 지도부에 이어 이날은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안 의원은 “1999년경 대우경제연구소에 계실 때 처음 인사드렸다. 당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줘 감사했다”고 친근감을 표했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새 정치를 실천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닐 것”이라고 ‘훈수’를 뒀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강동원#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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