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위키드’ 젬마 릭스-수지 매더스 “한국 관객들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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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2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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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위키드’의 두 주인공 젬마 릭스(왼쪽)과 수지 매더스는 “공연을 4년 간 해왔지만 모니터링은 빠짐없이 하며 극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뮤지컬 ‘위키드’의 두 주인공 젬마 릭스(왼쪽)과 수지 매더스는 “공연을 4년 간 해왔지만 모니터링은 빠짐없이 하며 극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오즈 나라에서 온 두 마녀들과의 만남은 설렘 그 자체였다. 바로 뮤지컬 ‘위키드’의 주인공인 배우 젬마 릭스(28·엘파바 역)와 수지 매더스(28·글린다 역)이다.

2003년 브로드웨이 초연 후 9년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형 히트작 뮤지컬 ‘위키드’가 한국에 상륙해 엄청난 ‘초록색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뮤지컬 ‘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뒤집은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베스트셀러 ‘위키드’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누구도 이야기 하지 않았던 오즈의 마녀들에 대한 이야기다.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가 오즈에 떨어지기 전 이미 그곳에서 만나 우정을 키웠던 두 마녀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또한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양철나무꾼, 허수아비, 겁쟁이 사자 등 친숙한 캐릭터들의 탄생비화가 공개된다.

젬마 릭스와 수지 매더스를 한남동 블루스퀘어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들은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라고 유쾌하게 인사했다.

실제로 만난 젬마 릭스는 굉장히 유머러스하고 진지했으며 수지 매더스는 발랄하고 사랑스러웠다.

▶ “무릎을 구부리면서까지 인사하는 이유는… ”

요즘 이들은 한국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굉장히 놀라워하고 있다. 현재 ‘위키드’ 한국 공연은 전 회 기립박수로 극을 마치고 있기 때문. 수지 매더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 관객 반응 놀라워요!’라고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국 관객들은 조용한 편이라고 들었어요. 그런데 저희 공연에선 같이 웃고 반응도 뜨겁고 극이 끝날 때는 모두 일어나서 박수쳐주시니 영광스러워요. 관객들의 반응이 배우들에겐 에너지라서 그걸 받고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젬마 릭스)

기자가 관람했던 공연에서 수지 매더스는 마지막 커튼콜을 하며 막이 내려갔을 때, 무릎을 구부리면서까지 손을 흔들며 관객들에게 인사를 했다.

“커튼콜 때는 관객들의 얼굴을 볼 수 있거든요. 반응이 보이니까 순간적으로 신나서 한번이라도 더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싶어요. 제가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보고 관객들이 또 반응해주고…이런 것을 볼 때면 배우로서 뜻 깊은 공연이 되죠.” (수지 매더스)

▶ “‘위키드’는 매번 색다른 도전이 생기게 되는 작품”

호주 오리지널부터 공연을 한 젬마 릭스와 수지 매더스는 4년째 ‘위키드’로 활동 중이다. 4년 동안 같은 역을 맡았으면 지긋지긋할 법도 한데 이들은 오히려 “영광이다”라고 말한다.

“공연을 매일 해서 목소리나 체력이 힘든 점도 있지만, 한 주 공연이 끝났을 때 기분이 좋아서 엄청난 힘이 생겨요. 이 쇼에 서는 자체가 영광이죠.” (수지 매더스)

“‘위키드’를 4년 간 해오며 ‘내가 이걸 어떻게 해왔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그런데 ‘위키드’는 도전 정신을 일으키는 작품인 거 같아요. 4년간 공연을 해오며 음악, 캐릭터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보려고 노력해요. 이거 자체가 하나의 큰 도전이죠. 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하고요.” (젬마 릭스)

특히 젬마 릭스는 엘파바로 변하기 위해 초록색 파우더를 온 몸에 칠한다. 특히, 피부가 민감성이라 처음엔 고충도 많았다.

“매일같이 몸에 색을 칠하는 건 피부에 무리가 가는 일이긴 하죠. 그래서 늘 기초화장을 충분히 해요. 민감성 피부용과 수분이 높은 화장품을 쓰고 있어요. 클렌징도 아주 열심히 하고 있어요. 지금은 익숙해져서 괜찮아요.” (젬마 릭스)
뮤지컬 ‘위키드’의 두 주인공 젬마 릭스(왼쪽)과 수지 매더스
뮤지컬 ‘위키드’의 두 주인공 젬마 릭스(왼쪽)과 수지 매더스

▶ “콤플렉스에 굴하지 않고 극복하는 것…엘파바가 사랑받는 이유”

‘위키드’는 우리가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가 물리친 나쁜 마녀인 초록색마녀 엘파바가 사실은 불같은 성격 때문에 오해받았던 착한마녀이며 착한 금발마녀 글린다는 아름다운 외모로 인기를 독차지하던 허영덩어리 소녀였다는 기발한 상상력을 펼치며 관객들에게 '무엇이 진실인가'에 대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또한 초록색 피부를 가진 엘파바를 향한 사람들의 무시와 조롱 등을 표현하며 상대방의 다른 점을 존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과감히 전하기도 한다.

배우들도 ‘위키드’를 통해 배운 점들이 있다.

“‘글린다’의 약혼자인 ‘피에로’가 ‘엘파바’를 좋아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사랑하는 친구 ‘엘파바’를 용서하고 더 깊은 우정을 쌓게 되잖아요. 사람을 사랑하고 용서하는 법을 배웠어요. 실제로 저에게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할지 잘 모르겠지만요. (웃음)” (수지 매더스)

“엘파바는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에게 사랑 받지 못하고 피부색 때문에 콤플렉스를 느끼잖아요. 누구나 열등감과 부족함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엘파바에게 공감을 하게 되는 거죠. 엘파바가 사랑받는 이유는 그런 콤플렉스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그런 것들을 극복하며 앞으로 전진해가는 모습이 감동적이기 때문일 거예요." (젬마 릭스)

엘파바가 정의롭고 글린다가 사랑스럽다면, 배우들의 어렸을 적은 어땠을까. 이 질문에 두 배우는 웃음을 터트렸다.

“저는 엘파바처럼 책만 보는 학생은 아니었어요. 엘파바와 닮은 점이 있다면 약간 남성적인 기질이 있었죠. 아! 제가 빨간 머리잖아요. 그래서 친구들한테 놀림을 받았어요. 그래서 엘파바의 맘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스포츠를 굉장히 좋아했어요. 특히 테니스 치는 걸 좋아했죠.” (젬마 릭스)

“오히려 저는 엘파바처럼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이었어요. 항상 1등을 목표로 하고 노력하는 모범생이었죠. 물론 그 때도 노래를 열심히 부르는 사람이었죠. 그런데 ‘글린다’를 맡고 나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분홍색을 좋아하게 됐다는 거? 제 옷이며 가방 등 분홍색이 많아지고 있어요. (웃음)” (수지 매더스)

▶ “커피숍 많은 인사동, 서울 시내 볼 수 있는 서울 타워… 인상적”

매주 월요일은 공연이 없는 날로 이들이 유일하게 휴식을 취하는 날이다. 이 두 배우는 보통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지만 서울 시내 관광을 하기도 한다. 수지 매더스는 “전 서울타워에 다녀왔어요”라고 하자 젬마 릭스는 깜짝 놀라며 “어머! 거길 벌써 다녀왔어? 나도 가고 싶었는데!”라며 한국 체험담을 나눴다.

“지난주 월요일에 인사동에 다녀왔고 강남역 쪽도 갔었어요. 한국에는 정말 많은 커피숍이 있더라고요. 저는 커피 마시는 걸 엄청 좋아해서 커피숍이 반가웠어요. 마치 고향에 온 기분이랄까?" (젬마 릭스)

인터뷰 당시 카페라테에 에스프레소를 추가해 마시던 릭스는 “쉬는 날 하는 게 또 있는데, 다리 왁스를 해요. 제가 몸에 털이 많거든요”라고 말해 인터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매더스는 “저는 명동과 서울 타워를 다녀왔는데요. 서울 타워에서 이어폰으로 나오는 설명을 들으며 서울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었던 게 인상적이었어요”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은 ‘위키드’를 찾는 한국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남기며 인터뷰를 마쳤다,

“‘위키드’를 찾아주신 관객분들, 뜨거운 반응에 감사합니다. 또한 앞으로 ‘위키드’를 찾아주실 분들은 극의 줄거리와 그 안에 있는 사랑, 우정 등에 감동받으셨으면 좋겠고요.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또 다시 감동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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