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루치르 샤르마 신흥시장 총괄사장은 최근 펴낸 책 ‘브레이크아웃 네이션스(Breakout Nations)’에서 한국 등 6개의 브레이크아웃 국가들이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를 대신해 글로벌 경제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운용의 짐 오닐 회장이 한국 멕시코 인도네시아 터키 등 4개국을 브릭스와 함께 ‘성장시장(growth market)’으로 꼽은 데 이어 한국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잇달아 후하게 평가한 것이다. 샤르마 사장과 e메일 인터뷰를 통해 한국 경제를 호평한 이유를 들어봤다.
▶ 본보 2일자 B1면 “한국 등 브레이크아웃 국가…”
▶ 본보 3일자 B1면 브레이크아웃 국가, 브레이크…
다른 신흥국가 중에서는 폴란드를 높게 평가했다. 유럽연합(EU) 가입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유럽을 휩쓴 ‘부채 축소(디레버리징)’ 국면에서도 ‘무풍지대’이기 때문이다. 동남아에서는 필리핀을 주목했다. 그는 “필리핀은 40년 전만 해도 아시아 2대 경제부국이었다”며 “자원 부국인 만큼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이 개혁만 충실히 한다면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브릭스 시장’에 대해선 일부는 여전히 성장잠재력이 있으나 4개 국가를 ‘브릭스’라는 하나의 큰 신흥시장으로 묶어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1500달러인 인도, 6000달러인 중국, 1만2000달러가 넘는 러시아와 브라질은 서로 확연히 다른 성장과제를 안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브라질과 러시아는 원자재 생산국에서 벗어나 성장을 다변화해야 하고, 인도는 ‘현실 안주’ 때문에 개혁의지가 꺾일 위험이 있다”고 했다.

다만, 증시 변동성은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10년 동안 미국에서 쏟아진 이지머니(easy money·조달비용이 낮아진 자금)가 사라지면서 변동성이 되살아났다”며 “세계경제의 확장 국면이 짧아지고 침체의 골이 깊어지는 한편 강세장도 단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