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장규수 박사의 ‘스타시스템’]③ 스타와 기획사 그리고 미디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9일 13시 22분


매니지먼트의 협상력과 스타덤의 밀접한 관계

● 대형 연예매니지먼트사가 스타를 양산, 소비하는 시스템
● 스타덤은 미디어를 통해서만이 형성가능하다

요즘 대부분의 스타들은 대형 연예매니지먼트사에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다.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등이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소속이고, 원더걸스, 2PM, 2AM이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 소속 그리고 빅뱅, 2NE1이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소속이라는 사실은 기본적인 '상식(?)'이 되었다.

가수뿐만이 아니라 이제는 연기자도 유명한 매니저가 이끄는 대형 연예매니지먼트사에 수십 명씩 소속되어 함께 활동하는 경우가 보편적 상황이 됐다.
'스타'란 사회적으로 무척이나 희귀한 재화다. 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협상력을 지닌 대형연예기획사와 손을 잡는 것이 보편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SM소속의 아이돌가수 f(x)
'스타'란 사회적으로 무척이나 희귀한 재화다. 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협상력을 지닌 대형연예기획사와 손을 잡는 것이 보편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SM소속의 아이돌가수 f(x)

최근에 일부 대형 스타들이 독립하는 경우도 있으나, 그들 역시 처음에는 대형 연예매니지먼트사에 의해서 데뷔하여 스타로 등극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전문적 조직과 자본으로 무장한 대형 연예매니지먼트사가 스타를 배출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스타를 배출한 경험이 많고 스타가 많이 소속되어 있는 대형 연예매니지먼트사에 소속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신인들에게는 더 절실한 목표가 되기에 기획사 입사부터가 중요한 경쟁의 과정이 된다.

자연스레 한국의 스타시스템도 이제 빈익빈과 부익부 그리고 규모의 경제로 흘러가고 있는모양새다.

■ 협상력(hold talent) 지닌 연예매니지먼트사만이 스타 양산

연예매니지먼트사가 선별력을 통하여 신인을 발굴한 후, 전문성을 발휘하여 스타의 상품성을 높이고 나면, 어떠한 미디어를 통하여 어떠한 방법으로 대중에게 노출시키느냐의 문제가 남는다.

콘텐츠의 노출 즉, 유통의 시작단계는 협상력이 가장 주요한 관건이 된다.

일반적으로 연예매니지먼트사에 속한 매니저는 연예인의 전반적인 대리자와 보조인의 업무를 맡고 있으며, 에이전시에 속한 에이전트는 연예인과 제작주체 사이의 관계를 이어줌으로써 출연의 기회를 창출하는 중개자의 역할을 한다.

우니라나처럼 매니저가 에이전트의 역할을 겸하는 시스템에서는 연예인의 출연섭외에 관한 능력, 즉 협상력도 매니지먼트조직의 중요한 역할이다.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영화나 드라마 등에 출연하여 스타로 등극하길 원하기 마련이다. 반대로 제작자는 유망한 스타를 기용하여 흥행률을 높이려고 한다. 입장 차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스타는 한정된 자원이다. 이러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때문에 연예인의 출연경쟁은 매우 치열할 수 밖에 없다.

결국 대형 기획사 매니저는 소속된 스타들을 앞세워 소속 연예인들을 단체로 출연시키기도 한다. 일명 횡포라고 불리우는 '끼워 팔기(tie in sale)' 전략이다.

실제로 국내 거대 기획사인 SM, JYP, YG, 싸이더스HQ, 키이스트 등 다수의 스타를 보유한탄탄한 연예매니지먼트사들은 다른 대부분의 중소기획사들에 비해 협상력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청담동 JYP엔터테인먼트. 대형연예기획사는 스타를 발굴하기도 하지만 만들어 내기도 한다.(동아일보 DB)
청담동 JYP엔터테인먼트. 대형연예기획사는 스타를 발굴하기도 하지만 만들어 내기도 한다.(동아일보 DB)

결국, 거대 자본과 조직을 내세운 대형 연예매니지먼트사는 게이트키퍼의 선별력과 협상력에서 우세한 결과를 가져오기 마련이고, 연예인지망생들은 대형 연예매니지먼트사의 오디션으로 몰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미국, 일본, 중국 등에서도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보편적인 현상에 가깝다.

보아(BoA)가 일본에서 단기간에 스타로 등극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일본 최정상급의 음악회사인 에이벡스(AVEX)의 전문성과 협상력이 요인이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심지어 많은 스타를 보유한 연예매니지먼트사는 스타의 출연을 조율하면서 방송사나 광고대행사에 무리한 조건을 요구하기도 한다. 실제로 연말가요시상식 등을 보면 특정 매니지먼트사의 소속 가수들이 단체행동을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기획사는 영향력을 유지하고 신인들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 스타덤(stardom)이란 결국 미디어의 활용
<표> 미디어를 활용한 스타시스템의 단순 이해
<표> 미디어를 활용한 스타시스템의 단순 이해


그러나 대부분의 미디어는 스타보다 큰 권력을 행사한다. 왜냐하면 현대의 스타란 미디어를 통해서 대중과 만나는 '미디어 스타'이기 때문이다.

스타덤은 연예인이 미디어, 즉 대중매체를 수용하는 대중을 대상으로 얼마나 친숙하고 적극적으로 이미지를 각인시키느냐에 따라서 좌우된다. 스타덤이란 단어는 'Star'와 '-dom'의 합성어로 '스타가 갖는 지위나 신분'을 뜻한다. 이러한 물론 이는 스타의 인기에서 발생하며 특정 팬덤(Fandom)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한다.

그리고 팬덤은 'fanatic'과 '-dom'의 합성어인데 특정 인물이나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 또는 문화현상이다. 따라서 스타라는 콘텐츠는 스타덤의 구축에 의해 유통되고 소비되고, 팬덤에 의해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형성된다.
결국 스타를 완성하는 것은 방송과 신문 같은 매스미디어다. 현대 스타는 '미디어스타'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동아일보 DB)
결국 스타를 완성하는 것은 방송과 신문 같은 매스미디어다. 현대 스타는 '미디어스타'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동아일보 DB)

전문가들은 스타덤의 조건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첫째 과잉생산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 승리자가 존재하는 것이다. 둘째 매스커뮤니케이션의 발전, 즉 미디어가 스타를 끊임없이 대중에게 노출시켜야 한다. 이 밖에도 광범위한 문화적 영향력, 일과 여가의 엄격한 분리, 엔터테인먼트산업의 체계화 등이 거론되기도 한다.

이러한 조건들 중에서 스타란 과잉생산과 문화적 영향력 그리고 매스커뮤니케이션과 대중문화의 발전이 압도적인 요인이 된다. 결국 자본과 기술이 스타덤의 중요한 조건인 셈이다.

10여 년간 현장에서 지켜본 필자의 입장에서 스타덤의 중요성을 좀 심하게 표현하자면, 조직적인 팬덤의 관리는 수익창출, 즉 돈과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단적인 예로 팬클럽의 수에 따라서 출연료가 결정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가수A의 팬클럽이 10만 명이고, 가수B의 팬클럽이 20만 명이라면, 행사출연료가 A는 2000만 원, B는 1000만 원인 식이다. 따라서 각종 행사에는 대중의 집객을 위해서 비싼 출연료를 지급하며 원하는 수의 관객을 모집할 수 있는 스타를 섭외하게 된다. 결국 팬클럽의 수는 스타의 출연료와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이제 스타시스템은 단순히 스타콘텐츠를 대중에게 전달하기 위하여 미디어에 출연시키는 단순한 중개자의 역할에서 벗어나, 미디어와 대중이 원하는 스타콘텐츠를 기획, 발굴, 제작하여 제공하는 콘텐츠제공자로서의 역할로 진화했다.

또한 최근 연예매니지먼트사가 제작과 유통에까지 업무를 확대시키며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발전하고 있는 추세를 볼 때, 미디어와 제작사 그리고 대중과의 연계시스템을 확립하고 전문적인 스타시스템의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 다음에는 연예매니지먼트사의 대형화, 기업화에 관해서 살펴보자.

장규수 연예산업연구소 소장 gyus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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