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커버스토리]“말 타다가 코피 팡~! 무섭더군요”…장신영, 사극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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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1일 11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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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후 단막극과 대하사극에 첫 도전
●'미스춘향' 출신 자연미인 "예쁜 줄 몰라"
●당당한 '싱글맘'…"5살 아들이 챙겨줄때 뿌듯"

데뷔한지 만 10년이 된 연기자 장신영은 올해 갓 데뷔한 배우처럼 새삼스레 주목 받고 있다.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데뷔한지 만 10년이 된 연기자 장신영은 올해 갓 데뷔한 배우처럼 새삼스레 주목 받고 있다.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결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뿐이지, 마음먹으면 뭐든 열심히 하려는 스타일입니다."

꽤나 강단 있는 모습이었다. 마른 몸매에 마냥 선해 보이는 인상을 보며 '유약(柔弱)하진 않을까' 싶었지만, 선입견이었다. 배우 장신영(27)은 '유(柔)'하되 '약(弱)'하지는 않았다.

데뷔한지 만 10년이 된 장신영은 올해 갓 데뷔한 배우처럼 새삼스레 주목 받고 있다. 자연미인임을 증명해준 고등학교 졸업사진과 개명 전 이름 장신자, 한 행사장에서 입은 일명 '하의실종룩'((하의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짧은 치마나 바지를 입었다는 뜻)까지 화제가 됐다.

여기에 최근에는 KBS2 단막극 '완벽한 스파이'와 KBS1 80부작 대하사극 '광개토대왕' 에 나란히 캐스팅됐다. '완벽한 스파이'에서는 비중은 적지만, 강렬한 캐릭터인 북한 공작원을 연기한다. '광개토대왕'에서는 여주인공 연화 역을 맡아 고구려 여인의 기상을 보여줄 예정이다. 장신영은 분량도 장르도 확연히 다른 두 작품을 과감히 선택했다.
장신영은 전주예고 3학년 무렵 학과장의 추천을 받아 미스 춘향 선발대회에 나가 입상했다.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 @binyfafa
장신영은 전주예고 3학년 무렵 학과장의 추천을 받아 미스 춘향 선발대회에 나가 입상했다.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 @binyfafa
▶단막극 '완벽한 스파이', 대하사극 '광개토대왕'

-단막극 출연을 결정하게 된 이유가 뭔가요?

"단막극을 꼭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처음에 대본을 읽을 때는 내용이 좀 어려워서 헷갈렸지만 읽다보니 재밌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예전에 출연했던 '집으로 가는 길'의 박현석 PD가 연출하는 작품이라서 흔쾌히 출연하기로 했죠."

-북한 공작원으로 나오는데 액션 신을 위한 연습 같은 것도 하나요?

"특별한 액션 신은 없어요. 총기 가지고 서로 싸우는 장면은 있는데 감독님께서 특별하게 뭘 했으면 좋겠다는 주문은 안하셨어요. 현장 가서 남자 선배님들하고 부딪히는 부분은 있겠지만 크게 어려운 부분은 없을 것 같아서 오히려 좀 가벼운 마음으로 촬영을 할 것 같아요."

-사극은 배우들 사이에서도 어려운 장르인데 '광개토대왕'을 선택할 때 걱정되진 않았나요?

"겁나거나 걱정되진 않았어요. 특히 '광개토대왕'은 광개토대왕의 부인에 대한 기록이 사라졌다고 해서 더 관심이 갔어요. 사람들이 모르는 캐릭터를 제가 만들어갈 수 있잖아요. 단지 사극이 처음이다 보니까 단어나 의상, 현장감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건 좀 걱정이 돼요."

-사극 연기를 위해 따로 준비하는 것이 있나요?

"사극 대사 톤이 아무래도 평소에 쓰는 말이 아니니까 실생활에서 익혀보려고 하고 있어요. 또 감독님이 모든 배우들에게 승마를 배우라고 하셨어요. 제가 겁을 내는 편은 아니라 말에서 떨어지는 건 신경 안 썼어요.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했죠. 그런데 말의 목에 부딪혀서 코피가 났어요. 그때부터 무섭더군요."

-저조한 시청률로 고전하는 '근초고왕'의 후속작인데 부담스럽진 않나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제가 지금까지 했던 드라마 중에도 시청률 잘 나온 드라마는 거의 없었어요. 시청률을 떠나서 배우들은 그 안에서 다들 열심히 노력하고 우리는 연기를 하는 사람이지 시청률을 가지고 논하는 사람들이 아니니까요. 고사지낼 때 보니까 저희는 촬영장 분위기도 좋고 저만 잘하면 될 것 같아요."(웃음)

▶모태여신, 2PM 우영의 이상형…

-자연미인을 인증해준 졸업사진 덕분에 '모태여신'이라는 별명이 생겼어요.

"그런 말은 누가 만드는 거죠?(웃음) 예고를 다녀서 예쁜 선배들하고 친구들이 많아서 학창시절 예쁘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시골(전라북도 전주시)에서 살아서 외모에 관심도 없었고. 특별히 인기가 있거나 학교에서 소문난 미녀는 절대 아니었어요."

하지만 겸손도 지나치면 '망언'이 되는 법. 그는 전주예고 3학년 무렵 학과장의 추천을 받아 미스 춘향 선발대회에 나가 입상했다.

-'미스 춘향 선발대회'는 미모가 출중해야 나갈 수 있지 않나요?

"고등학교 3학년 무렵 학과장님이 친구 몇 명이랑 같이 추천해주셔서 나가게 됐어요. 이유는 모르겠어요."

-지난해 '여우의 집사'에서는 2PM 우영의 이상형으로 꼽혔어요. 그 때 기분이 어땠어요?

"남자 출연자 중에서 이상형으로 뽑은 사람이 있다고 해서 '누가 나를…' 이라고 생각했어요. 아이돌인 우영 씨가 저를 이상형으로 꼽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나를 어떻게 알지' 이것부터 시작해서 '요즘 여배우들 예쁜 분들도 많은데 왜 굳이 나를? 장난치는 건가' 라고 생각할 정도로 놀랐어요."

-'하의실종' 이라는 말이 유행하죠? 최근 가정폭력 피해 여성돕기 자선바자회에서 각선미가 부각되는 핫팬츠를 입어서 화제가 됐어요. 패션에서 신경쓰는 부분이 있나요? 몸매관리 비법이 궁금하기도 해요.

"저는 그냥 스타일리스트한테 맡겨요. 일한지도 오래되고 해서 저의 단점을 잘 알아요. 그리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 때문에 행사장에 갈 때 더 신경 쓰게 되는 부분은 있어요. 지금도 다이어트는 하고 있어요. 얼마 전 SBS '강심장' 출연 때는 너무 걱정이 되서 먹어도 살이 쭉쭉 빠졌어요. 그런데 끝나고 나서는 마음이 편했는지 체중이 늘었어요. 세상에서 풀 종류 제일 싫어하는데 샐러드 먹고 있어요. 운동은 훌라후프나 줄넘기 같은 거. 헬스장은 답답해서 너무 싫어해요."

"내 인생의 보물 1호는 아들"이라고 말한 엄마 장신영은 강단있었다. 여린 모습이지만, 그에게서 ‘외유내강(外柔內剛)’의 기질이 느껴졌다.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 @binyfafa
"내 인생의 보물 1호는 아들"이라고 말한 엄마 장신영은 강단있었다. 여린 모습이지만, 그에게서 ‘외유내강(外柔內剛)’의 기질이 느껴졌다.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 @binyfafa
나는 미시(Missy). 숨기고 싶지 않아

장신영은 학창시절 내성적이던 성격이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바뀌었다고 했다. 인터뷰를 하면서도 내내 밝게 웃으며 대화를 부드럽게 끌어갔다. 하지만 아무리 장신영이 솔직하게 대답을 해도 선뜻 답을 듣기 힘들 것 같은 질문이 있었다.

그는 적지도 많지도 않은 나이에 결혼, 출산, 이혼이라는 인생의 달고 쓴 경험을 했다. 2006년 4살 연상의 연예계 관계자 위모 씨와 결혼하고 이듬해 아들을 낳았으나, 2009년 협의 이혼한 것. 그는 현재 한국 나이로 다섯 살 된 아들을 키우는 '싱글 맘'이다.

-미시배우로서 작품에 캐스팅 되는데 불리한 점은 없나요?

"그렇다고 해도 어차피 제가 '미시'라는 걸 숨길 수도 없고 숨기고 싶지도 않아요. 물론 어느 면에서는 숨겨야 하는 것도 있죠. 영화의 홍보 같은 이야기를 할 때는 가정 사는 많이 안 들어갔으면 하지만 억지로 감추는 편은 아니에요."

-작품 선정할 때 아이 때문에 고민하는 부분도 있나요?

"아무래도 노출 연기는 피하게 돼요. 간간히 들어오긴 하는데 제가 못하겠어요. 몸매가 부끄러워서 못해요." (웃음)
-지난 2009년 패션화보를 통해 아이를 공개해서 화제가 됐어요. 공개석상에 아이와 함께 나올 생각은 없나요?

"아이를 공개하고 나중에 좀 후회했어요. 아이가 성장하다보면 혼자 생활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알아보고 이러면 불편하지 않을까 해서요. 아이도 나름대로 생활이 있고 개인적인 부분이 있는데 단지 나 혼자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족들이 피해를 보는 건 아니다 싶었어요. 그래서 앞으로 가족이나 아이를 공개하는 건 하고 싶지 않아요."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랄까.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여린 여성의 모습이지만, 그에게서 '외유내강(外柔內剛)'의 기질이 느껴졌다.

"일하다가 아이가 보고 싶을 땐 영상통화를 자주해요. 어렸을 때 떨어져 지낸 생활이 있어서 일하러 가면 돈 벌러 가냐고 그래요. (웃음)"

아들의 듬직함을 자랑하던 장신영에게 아들을 보면서 가장 뿌듯할 때가 언제냐고 물었더니 눈에 한 가득 웃음을 품고 말한다.

"다섯 살짜리가 저를 챙겨줄 때요. '엄마는 내가 지켜줄게' 이렇게 말해요. 딱 한마디로 다 정리하죠."

동아닷컴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동아닷컴 조윤선 기자 zowook@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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