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집중분석]‘3초 미친 존재감’ 최건우 알고 보니 ‘엄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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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3일 14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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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자이언트\' 준모, \'포세이돈\'의 한원상 역할의 신인배우 최건우. 스포츠동아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SBS \'자이언트\' 준모, \'포세이돈\'의 한원상 역할의 신인배우 최건우. 스포츠동아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지난해 5월 방영을 시작해 12월 마무리된 SBS '자이언트'. 긴 방영시간 만큼 'MB 미화설', '삼청교육대 재조명' 등 이슈도 많았다. 심지어 2010년 마지막 날 치러진 연기 대상도 자이언트 발 내홍을 겪기도 했다. '자이언트' 팬들이 정보석, 이범수가 아닌 '대물'의 고현정이 대상을 수상하자 이를 마뜩찮게 여긴 것. 고현정의 수상 소감마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자이언트'의 마지막 회는 단연 이 사람이 화제였다. 바로 '자이언트' 4남매의 막내 준모 역할로 나와 '3초 미친 존재감'으로 뜬 신인 배우 최건우(31)다.

최근 '아테나: 전쟁의 여신' 1회에서 특수 요원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최건우는 해양경찰 특공대를 다룬 블록버스터 SBS 드라마 '포세이돈'(에릭, 김강우, 유노윤호, 김옥빈 주연)에서 해경 특수요원으로 한창 촬영 중이다.

최건우는 SBS 화제작‘자이언트’최종회에서 사남매의 막내 준모 역할로 나와 ‘3초 미친 존재감’으로 이름을 알렸다. 스포츠동아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최건우는 SBS 화제작‘자이언트’최종회에서 사남매의 막내 준모 역할로 나와 ‘3초 미친 존재감’으로 이름을 알렸다. 스포츠동아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뉴질랜드 유학 → 명품 브랜드 모델 → 무역회사 → 미스터 월드 코리아

사실 최건우는 뉴질랜드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AIT(The Auckland Institute of Technology)를 다녔던 유학파다. 대학을 중도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루이뷔통, 랄프로렌, 구찌 등 명품 브랜드 모델로 활동하다가 공군에 입대했다. 공군 중에서도 어렵다는 성남 서울 비행장에 근무했다.

"공군 들어가면 대학교 원서 넣듯 1지망, 2지망, 3지망 원서를 내고 시험을 봅니다. 성남 공항은 서울 사람이면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곳이라서 경쟁률이 높았어요. 훈련소에서 2명 가는데 군대 가서 그렇게 열심히 공부할 줄은 몰랐습니다. 부모님께서 '넌 시험, 면접에 강해'라고 하셨어요."

공군 제대 후에는 일반 직장인으로 착실하게 살았다. 무역회사를 거쳐 모 신문사 게임 잡지사에 입사했으며, 2년 만에 광고팀장으로까지 승진하는 실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하지만 직장 생활에 허전함을 느끼던 중 2009년 미스터 월드 코리아에 도전하게 된다. 거기서 은상을 받고 연기자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모델을 그만둔 지 8년 만에 프로필 사진을 찍었어요. 몸을 근 5개월 동안 닭가슴살만 먹고, 촬영당일 전날에는 물까지 안 먹고 수분 다 빼고 찍었죠. 다들 보정했냐고 하는데 제 딴에는 격하게 찍고 싶었어요. 제 각오를 보여주는 거니까요."

배우가 되기로 결심하고 오디션을 보고 떨어지기를 수차례. 건강 음료와 초코바 등 CF만 찍었다. 그러던 중 '자이언트' 촬영 3일 전에 준모 역할로 캐스팅됐다는 연락이 왔다. 영어로 대사가 있는 건 알았는데 뒷모습만 나온다는 건 촬영장에 가서 처음 알았다. 아차, 싶었다. 주변에 마구 자랑을 하고 나왔기 때문이다.

"그래도 워낙 준모라는 캐릭터가 드라마에서 중요한 키워드라서 주목을 받은 것 같아요. 감사하죠. 사실은 '아테나: 전쟁의 여신'을 먼저 찍었어요. '아테나'로 데뷔한다고 생각할 찰나에 자이언트가 된 거죠. '아테나'도 첫 회 나오고 죽는데 제가 할 수 있는 것만큼 나온 것 같아서 불만은 없어요. 먼저 내공을 쌓아야죠."

그의 근육질 뒤태 때문인지 당시 시청자 게시판에는 준모가 아니라 강모(이범수 분) 잡으러 온 사람 같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아테나'도 노출신이 있는 몸짱 요원 설정이라서 열심히 몸을 만들었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아요. (웃음) 40대라서 화면에는 안 나오지만 머리에 새치도 살짝 만들어요. 그래도 준모가 뒷모습만 나오면서 시청자들이 더 찾게 된 것 같습니다. '넌 누구냐?'이런 궁금증이 생긴 거죠."

극 중 강모, 성모, 미주, 준모 4남매는 감격의 재회를 하지 못했다. 그는 "촬영장에서도 먼발치에서 미주 누나 역의 황정음 씨와 인사만 하고, 다른 분들은 못 뵈었다"며 "4남매는 끝까지 만나지 못했다"고 말해주었다.

모 신문 게임잡지 광고 팀장으로 일하던 최건우는 2009년 미스터 월드 코리아 대회에 출전해 은상을 받았다. 수엔터테인먼트 제공
모 신문 게임잡지 광고 팀장으로 일하던 최건우는 2009년 미스터 월드 코리아 대회에 출전해 은상을 받았다. 수엔터테인먼트 제공


▶'500대 1' 오디션 통과한 실력파, 한 뼘씩 자라는 연기자 되고파

그는 최근 드라마 '포세이돈'에 캐스팅 됐다. 그래선지 '자이언트', '아테나', '포세이돈' 다음에는 '메두사'냐는 질문도 많이 받고 있다고 웃었다. '포세이돈'은 500대 1일의 오디션을 뚫고 행운을 거머쥐었다. 해양 경찰 드라마라 수영 오디션까지 거쳤다.

"'자이언트' '아테나'는 저만 잠깐 찍느라 다른 배우들과 유대감도 없었는데, '포세이돈'은 특공대 훈련을 에릭, 김강우, 김옥빈, 유노윤호 씨 등 주연 배우들과 다 같이 받아서 친해졌어요. 김옥빈 씨는 운동신경이 좋아서 남자들도 하기 어려운 입영을 자유자재로 해내더군요. 소집해제 후 복귀하는 에릭 씨는 부담이 될 텐데도 아랫사람 잘 챙기는 멋진 남자예요. 고된 훈련도 척척 해내는 유노윤호는 전혀 아이돌 같지 않았습니다. '밥만 먹여주면 수십 미터 상공에서도 뛰어내릴 수 있다'라고 할 정도로 재밌는 친구예요. 군에도 꼭 갈 거라고 하더군요."

최근에는 우리 영해를 넘어온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을 단속하는 위험한 신도 찍었다. 그는 "해경 분들이 직접 교관으로 와서 배우들을 가르친다"며 "특히 서해 쪽에 계시는 특공대분들은 대단하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끝으로 그는 "이제 시작하는 신인배우에게 이런 관심을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내년 이맘때 달라지고 내 후년 이맘때 또 달리지는, 볼 때마다 한 뼘씩 자라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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