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23% 초고금리서 9.65%로… 휴!”

문병기 기자 입력 2010-07-27 03:00수정 2015-05-21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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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론 1호대출자 “캐피털 빚 갚을 것”… 전국 3989곳서 판매 시작 “연 20%가 넘는 고금리 부담을 덜게 돼 홀가분합니다.”

26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의 영등포농협 지점, 대출통장을 받아든 이모 씨(42)는 흥분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자동차 판매업을 하는 이 씨는 지난해 주식투자에 손을 댔다가 큰 손실을 본 뒤 급한 마음에 캐피털 회사에서 3500만 원의 빚을 얻었다. 금리는 연 23% 수준으로 매년 이자만 800만 원에 이를 정도였다. 열심히 일해 1000만 원을 갚았지만 매달 통장에 들어오기 무섭게 인출되는 돈을 보면 숨이 막히기 일쑤였다. 결국 사업을 하면서도 2, 3등급을 유지했던 신용등급은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6등급으로 뚝 떨어졌다.

그런 그가 활짝 웃을 수 있었던 것은 이날 출시된 ‘햇살론’의 1호 대출자가 됐기 때문이다. 신용등급 6등급 이하 또는 연소득 2000만 원 이하 서민층을 대상으로 하는 햇살론의 최고 상한금리는 상호금융 10.6%, 저축은행 13.1% 수준으로 캐피털사나 저축은행의 평균 신용대출 금리보다 20%포인트가량 낮다. 햇살론 대출은 전국의 농·수협과 신협, 저축은행 3989개 지점에서 받을 수 있다.

연 9.65%의 금리로 1000만 원을 빌린 이 씨는 이 돈을 캐피털 회사의 고금리 대출을 갚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그는 연간 150만 원가량의 이자를 아낄 수 있게 됐다. 이 씨는 “햇살론으로 캐피털 회사에서 고금리에 빌린 대출금을 갚으면 매년 내야 하는 이자를 아낄 수 있을 것 같다”며 “고금리 부담을 많이 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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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충무로의 한 인쇄소에 다니는 양모 씨(30)도 이날 회사 근처 신민저축은행에서 800만 원을 빌려 저축은행 햇살론 1호 대출자가 됐다. 결혼 1년차인 그는 임신 6개월인 부인의 출산을 앞두고 있어 목돈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7등급인 신용등급 탓에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연 40%대 금리로 대부업체를 이용하려다 햇살론 출시 소식을 듣고 저축은행을 찾았다. 양 씨는 “열심히 일하고 고정적인 수입이 있는데도 신용이 낮다는 이유로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어려웠다”며 “급전이 필요할 때면 대부업체를 이용하려는 유혹에 빠지게 되는데 일반 금융기관이 서민을 좀 더 배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용협동조합에서는 설비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이모 씨(50)가 남부천 신협에서 긴급생계비 800만 원을 빌려 첫 대출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아들의 대학 학자금을 카드론이나 현금 서비스로 메우다 신용등급이 7등급으로 떨어져 은행 대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씨는 “KAIST를 나와 일류대 대학원에 입학한 아들의 학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워 걱정을 많이 했는데 햇살론이 나와 다행”이라며 “진작 이런 햇살론이 있었다면 고금리 대출을 안 쓰고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햇살론 출시 기념행사에 참석한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축사에서 “(햇살론을 통해) 채무를 갚을 능력이 있는 성실한 서민이 고금리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서민금융사들도 영업 활성화로 서민대출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선순환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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