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물기둥 봤다는 초병 있다”… ‘어뢰설’ 뒷받침할 진술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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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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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국방 국회 답변]
의원 ‘초동대응 미숙’ 추궁에 “무난했지만 수색 지연 유감”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천안함 침몰 사건 관련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침몰 원인과 관련해 “어뢰와 기뢰 두 가능성이 다 있지만 어뢰 가능성이 좀 더 실질적인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내부폭발, 암초, 피로파괴 등에 대해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천안함 침몰 사건 관련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침몰 원인과 관련해 “어뢰와 기뢰 두 가능성이 다 있지만 어뢰 가능성이 좀 더 실질적인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내부폭발, 암초, 피로파괴 등에 대해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2일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해 “어뢰와 기뢰 중 어뢰 가능성이 좀 더 실질적인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힌 것은 국방부가 자료 분석을 통해 어느 정도 원인 규명에 접근해 가고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지난달 29일까지도 “초계함에는 (어뢰를) 탐지하기 위한 수단을 가지고 있다. 그걸 운용했던 수병의 말에 의하면 그런 징후는 없었다고 한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북한이 6·25전쟁 당시 설치한 기뢰들이 흘러 내려왔을 수 있다. 1959년과 1984년에도 (북한 기뢰가) 한 발씩 발견된 적이 있다”며 오히려 기뢰 폭발에 비중을 실었다.

그러던 김 장관이 2일 어뢰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어뢰 공격 때 발생하는 물기둥에 대해서도 “열상감시장비(TOD)를 찍던 병사가 ‘물기둥을 (육안으로) 본 것 같다’는 진술을 했다”고도 했다. 그는 침몰한 지난달 26일 밤을 전후로 3일간(24∼27일) 북한 잠수정 2척의 행방이 불확실하다는 사실까지 공개했다. 또 그동안 침몰 원인으로 거론된 내부폭발, 폭뢰, 암초, 피로파괴 등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낮다”고 정리했다.

물론 김 장관은 북한 공격설에 대해 “완벽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연관성은 약한 것 같다”며 사실이 아닐 가능성도 언급했지만 전반적인 언급은 나름대로 침몰 원인을 어뢰 피격으로 좁혀가고 있음을 분명히 드러냈다.

이에 대해선 국방부가 무분별한 추측을 차단하고 잦은 실수에 따른 비난을 모면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부는 잇단 폭발 발생시간 변경, TOD 원본 영상 미공개, 북한 잠수정 포착 번복 등으로 정부 안팎의 비난을 받고 있는 데다 사고 발생 1주일이 넘도록 실종자 46명 중 단 한 명도 생사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이날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군의 초동대응 실패 등을 집중적으로 따졌다. 그러나 김 장관은 “초동대응은 대체로 무난했다”고 맞섰다. 다만 침몰한 지 이틀이나 지나서야 천안함을 찾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바로 찾지 못한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유감의 뜻을 표시했다.

김 장관은 또 천안함이 침몰 전 작전구역에서 일부 벗어난 상태였다고 인정했다. 그는 천안함의 백령도 근접 항해 이유를 묻는 질문에 “풍랑이 심했기 때문에 섬 가까이 움직였다. 작전구역에서 약간 벗어났는데 바다에서는 (경계)선이 지상처럼 명확히 (준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이 지난달 27일 미국 워싱턴에서 귀국한 것을 놓고 “암초에 걸렸거나 한 것이라면 청문회 일정을 다 소화하지 않고 귀국했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정운찬 총리는 “샤프 사령관은 정상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급거 귀국설을 부인했다.

박 의원은 또 정 총리가 “군사적 사안은 국방장관에게 대신 답하도록 해 달라”고 하자 “군대 안 가셔서 모르시죠”라고 물었다. 박 의원은 “군대 안 간 대통령, 군대 안 간 국무총리를…”이라는 표현을 4차례 반복했다. 그러자 정 총리는 “나는 괜찮지만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는 결례되는 말을 삼가 달라”고 맞섰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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