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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다보탑’ 치는 대신 사진으로 찍는다… 구글 ‘검색혁명’ 모바일 강타

입력 2009-12-09 03:00업데이트 2016-01-1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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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색 공룡’의 진화
휴대전화 사용자 위치 따라 최적의 정보 찾아 보여줘
‘맛집’ 치면 코앞부터 소개… 실시간 음성번역도 서비스

○ 관련업계 불만 고조
콘텐츠 무차별로 끌어가 구글 진입하면 독점 야기
“검색 허용않겠다” 반발도
《휴대전화를 단 한 대도 만들어본 적 없는 회사가 휴대전화 산업을 뒤흔들고 있다. 바로 구글이다. 구글은 7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마운틴뷰에서 5가지 신기술을 공개했다.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으면 실시간으로 사진 속 물체의 정보가 화면에 뜨고 휴대전화에 대고 말하면 외국어로 자동 번역된다. 11년 전 미국 스탠퍼드대 기숙사에서 탄생한 작은 벤처기업은 순식간에 세계 인터넷을 점령한 ‘공룡’이 됐다. 이들은 이제 세계의 휴대전화 시장까지 휩쓸 기세다.》

○ 차원이 다른 검색 서비스

일반적으로 ‘검색’은 검색창에 문자를 입력해 문자가 들어 있는 문서를 찾아주는 기술이다. 이날 구글은 전혀 다른 검색을 보여 줬다.

‘구글 고글’이라는 사진 분석 기술이 대표적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컴퓨터에 검색어를 입력하는 대신 휴대전화로 사진만 찍으면 관련 정보를 찾을 수 있다. 미술관에 걸린 강렬한 노란색 그림이 인상적이라고 느끼는 순간 휴대전화로 그림을 촬영하면 된다. 그러면 화면에 그림이 1888년에 그려진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라고 뜨는 식이다.

구글 고글 서비스는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사용한 휴대전화에서 이날부터 서비스됐다. 국내에는 아직 안드로이드폰이 발매되지 않아 당장 사용하기는 어렵다. 구글은 곧 아이폰과 블랙베리 등 다른 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용으로도 이 서비스를 만들 계획이다. 또 SK텔레콤이 내년 초 안드로이드폰을 선보일 계획이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도 해외에서 안드로이드폰을 팔고 있어 조만간 국내에서도 이런 기능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올 들어 스마트폰에 대고 검색어를 말하면 인터넷 검색창에 단어를 입력한 것과 똑같이 관련 정보를 찾아주는 ‘구글 음성 검색’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날 발표한 건 이 기술의 응용판이었다. 구글 엔지니어가 영어로 문장을 말하자 휴대전화가 이를 2, 3초 내에 스페인어로 번역해 스피커로 스페인어 문장을 말했다.

구글은 내년 말까지 세계 대부분의 주요 언어에 대해 이런 번역 기능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국어도 실시간 음성 통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은 위치 정보로 검색어를 추천하는 기능도 선보였다. 예를 들어 ‘롯데’라는 단어를 사용자가 구글 검색창에 입력하면 구글은 부산 동래구의 사용자에겐 ‘롯데 자이언츠’라는 검색어를 가장 먼저 제시해주고, 서울 중구 명동의 사용자에겐 ‘롯데백화점’을 보여주는 식이다. 이 서비스는 미국에서만 시행되지만 곧 다른 국가에서도 선보일 계획이다.

휴대전화 사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하면 거리가 가까운 순서로 검색 결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치과를 찾으면 가장 가까운 치과부터 차례대로 나타나는 것. 여기에 사용자의 평가가 있는 치과는 평가 내용도 함께 알려준다.

○ 컴퓨터를 넘어 휴대전화까지

구글이 손댄 사업영역은 대부분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10월 말 구글이 스마트폰에서 쓸 수 있는 내비게이션을 무료로 배포하겠다고 하자 내비게이션 업계가 요동쳤다. 세계 최대의 내비게이션 업체인 가민과 톰톰의 주가가 반 토막이 났다. 구글은 이미 지도 정보를 갖고 있으니 좌회전이나 우회전 안내 기능만 덧붙이면 내비게이션이 되는 셈이었다.

비슷한 일이 이미 최근 수년 동안 반복됐다. 구글이 도서관의 책을 모조리 스캔해 온라인에서 보여주겠다고 하자 출판업계가 반발했고 구글이 뉴스를 한데 모아 무료로 보여 주자 언론계가 발끈했다. OS를 무료로 배포하겠다는 발표에는 ‘윈도’를 만드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화를 냈고 무료 인터넷전화를 만들겠다고 했을 때는 미국 통신업체들이 들고 일어났다.

하지만 구글은 멈출 생각이 없다.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 더 많은 사용자를 구글의 울타리로 모으고 이를 기반으로 광고 매출을 극대화하는 게 구글의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이다. 휴대전화 인터넷이라고 다를 리 없다. 구글은 지난달 초 애드몹이라는 미국 최대의 휴대전화 인터넷 광고회사를 인수했다. 구글은 인터넷 시장에서 성장할 때에도 더블클릭 등 구글과 광고시장에서 경쟁을 벌이는 온라인 광고회사를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하나씩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워왔다. 이런 까닭에 구글이 성장할수록 독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함께 높아진다.

출판사, 신문사, 영화사 등 콘텐츠 업체들의 불만이 대표적이다. 최근 뉴스코프의 루퍼트 머독 회장은 아예 “구글에서 월스트리트저널 등 뉴스코프의 콘텐츠가 검색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언했을 정도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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