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꿈꾸고 있는 듯… 내년에도 양키스 남고 싶어”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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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전서 나홀로 6타점… 동양인 첫 MVP 마쓰이

‘고질라’ 마쓰이 히데키(35)가 생애 최고의 날을 맞았다.

마쓰이는 5일 필라델피아와의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2회 선제 2점 홈런을 포함해 혼자 6타점을 올리는 맹활약으로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동양인으로는 첫 수상. 6타점은 월드시리즈 한 경기 최다타점 타이. 3회 2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렸고 5회에는 1사 1, 2루에서 오른쪽 담장을 직접 맞히는 2타점 2루타를 기록했다.

마쓰이는 지난 시즌 홈런 9개를 치는 데 그쳤다. 왼 무릎 수술이라는 악재가 있긴 했지만 한물갔다는 얘기가 나왔다.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고교 시절부터 ‘괴물 타자’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1993년 요미우리에 입단해 2002년까지 10년 동안 활약했다. 7년 연속 30홈런 이상을 때리는 등 일본의 국민타자로 자리 잡았다. 세 번이나 리그 MVP를 차지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2003년에는 타율 0.287에 16홈런 106타점을 기록하며 신인왕 투표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듬해에도 31개의 홈런을 때리며 괴물 타자의 명성을 이어갔다. 그러나 2006년 왼 손목 골절상으로 51경기에만 출전하면서 하향세를 탔다.

마쓰이의 MVP 등극은 극적이었다. 1, 2차전에서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6타수 3안타를 기록했지만 3차전부터 5차전까지는 한 타석씩 대타로만 나갔다.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내셔널리그 필라델피아가 홈팀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시 선발 출장한 6차전에서 4타수 3안타 6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하며 MVP를 굳혔다. 마쓰이는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홈런 3개를 포함해 13타수 8안타(타율 0.615)에 8타점을 기록했다.

마쓰이는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내년에도 양키스에 남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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