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고보다 사립고 우위는 ‘착시현상’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19일 03시 00분


전체론 사립 4.85점 높지만 특목고 제외한 100위권선
국공립이 되레 3.48점 높아, ‘톱 50’중에도 사립은 16곳뿐
남고-여고 다니는 학생들 공학 또래보다 성적 좋지만
상위권선 별차이 없어

전체적으로 보면 사립고가 공립고보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가 높다는 분석은 맞다. 그러나 상위권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외고 착시 현상’을 빼면 오히려 공립고의 점수가 더 높다. 단성(單性)학교보다 남녀공학이 성적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마찬가지다.

동아일보가 18일 등급제로 실시한 2008학년도 수능을 제외한 2005∼2009학년도 연도별 수능 점수 상위 100개교를 파악한 결과 외고, 과학고와 자립형 사립고를 제외한 99개교 중 국·공립고는 49곳, 사립고는 50곳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99개교에서 최근 5년간 수능에 응시한 모든 학생의 성적을 분석하면 국·공립고 학생들은 평균 335.67점을 기록했다. 이는 사립고(332.19점)보다 3.48점 높은 성적이다. 범위를 좁히면 국·공립고가 더 강세다. 상위 50개교 중에서는 국·공립고가 34곳, 사립고가 16곳으로 차이가 벌어진다.

특목고를 포함한 전체 일반계고에서는 국·공립고 294.45점, 사립고 299.3점이었다. 이처럼 사립고가 높아 보이는 이유는 자립형 사립고와 전체 30곳 중 19곳이 사립인 외고 성적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들 학교를 제외하면 상위권에서는 국·공립고와 사립고의 차이가 거의 없다.

최근 5년간 학교 평균 일반계고 1위는 사립고인 공주 한일고였고 2위는 같은 지역 공주대사범대부설고였다. 3위부터 5위는 진성고(경기 광명시), 경남 거창고, 안산동산고로 사립이었지만 6∼8위는 포항고, 강릉고, 포항여고로 다시 공립이었다.

○ 남녀공학 여부, 상위권 고교 점수에 큰 영향 없어

성별 학교 형태도 상위권에서는 큰 영향이 없었다. 99개 학교는 △남고 49곳 △여고 21곳 △공학 29곳이었다. 학교 성별 평균 점수는 △남고 333.97점 △여고 333.76점 △공학 334.41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외고를 포함해 계산하면 △남고 335.69점 △여고 336.42점 △공학 349.01점으로 공학은 성적이 낮다는 편견이 깨진다.

전체 학교를 보면 남고에 다니는 남학생(300.54점)이 공학에 다니는 남학생(278.26점)보다 성적이 높고, 여고에 다니는 여학생(292.42점)도 공학에 다니는 여학생(281.62점)보다 성적이 높다. 이 역시 상위권에서는 다르다. 99개 학교에서 공학에 다니는 남학생은 평균 334.01점을 받아 남학교 평균보다 높았다. 공학에 다니는 여학생 평균(334.88)도 여고 평균보다 높다.

이는 ‘외고 쏠림 현상’으로 풀이된다. 전국 30개 외고 중에서 이화외고, 부산국제외고를 뺀 28개교는 모두 남녀공학이다. 성적이 높은 학생들이 성별 구분 없이 외고로 모이면서 공학 성적도 올라가는 것이다.

○ 여학생 수학 못하고 언어 외국어 잘한다

최근 5년간 수능에 응시한 모든 남녀 학생의 성적을 분석한 결과 여학생이 수학을 못한다는 속설은 틀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평균점수에서 남학생의 수리 점수는 93.64점으로 여학생(86.56점)에 비해 7점 정도 높았다. 반면 언어는 남학생이 98.15점, 여학생이 101점으로 여학생이 약 3점 높았고 외국어도 남학생이 98.4점, 여학생이 99.79점으로 여학생이 1점 정도 높았다. 수리영역은 다른 영역에 비해 평균점이 낮고 상위권 학생들 간에도 편차가 커 변별력이 큰 영역이다.

1950년대부터 학계에서는 수학 성취에서 남녀 차이에 대한 연구를 해왔다. 사춘기 이전에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기계적인 계산 문제를 더 잘하지만 이후 응용문제에 있어서는 남학생이 더 잘한다는 것이 학계 통설이다.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주장이 있다. 일부 학자는 생물학적으로 남자는 우뇌가 발달해 수학에 적합한 시각적 공간적 종합적 사고를 잘하지만 여자는 좌뇌가 발달해 논리적 언어적 사고를 잘한다고 주장한다. 또 사회화 과정에서 활동적이고 사물을 지배하는 놀이를 하는 남자 아이들과 개인 관계와 관련된 소극적인 놀이를 즐겨 하는 여자 아이들의 차이가 난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차이가 수학 성취에 차이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학자에 따라서는 남학생은 장래 직업 선택을 위해 수학의 고통을 감수하려고 하지만 여학생은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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