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채연석]이젠 100% 국산 로켓을 우주로

  • 입력 2009년 8월 27일 02시 54분


2009년 8월 25일은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우주로 진출한 역사적인 날이다. 지난 20년 동안 과학로켓 1, 2, 3호를 개발해 차례로 발사했지만 크기는 나로호 로켓의 20분의 1도 안 되는 작은 규모의 과학실험용 로켓이었다. 우리는 이 과학 관측 로켓을 갖고 우주로켓 개발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확보하여 이번에 발사한 나로호 로켓의 2단 개발에 활용했다. 인공위성을 성공적으로 우주로 발사하려면 로켓의 발사를 준비하고 추적하는 우주센터가 있어야 하고, 우주로켓을 지구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필요한 발사운용 기술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첨단기술의 고성능 다단계 로켓이 필요하다.

우주센터 건설-발사 성공이 성과

우리나라는 나로우주센터와 나로호 로켓을 처음 준비해서 단번에 인공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하려고 했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처럼 우주센터를 지어 처음 비행하는 로켓을 이용해 단번에 인공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한 나라는 없다. 한번에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한 나라는 몇몇 있지만 그런 나라도 인공위성 발사에 사용한 로켓은 이미 미사일로 개발에 성공한 로켓을 인공위성 발사용 다단계 로켓으로 개량해 성공한 것이므로 충분히 시험발사를 한 로켓이다. 따라서 나로호에 사용한 1, 2단 로켓처럼 한 번도 비행하지 않은 로켓을 만든 후 처음 사용하는 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하는 작업은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일처럼 어렵다.

나로호는 이번이 첫 비행이다. 나로호 로켓이 인공위성을 지구궤도에 발사할 수 있는 기능과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발사이다. 이번 시험을 통해 성공적으로 인공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는 실패했지만 인공위성 발사체로서 모든 기능과 성능이 설계한 대로 잘 작동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큰 성과를 얻었다. 지금까지의 조사에서 밝혀진 내용을 보면 두 쪽으로 구성된 인공위성 보호덮개인 페어링이 한쪽만 분리되고 한쪽은 그냥 남은 채로 2단 로켓이 작동되어 인공위성이 궤도에 진입하는 데 충분한 속도를 못 얻은 점이 실패의 원인으로 밝혀졌다. 인공위성의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시험비행을 통해서 알려고 했던 로켓의 기능과 성능을 확인하는 데서는 큰 성과를 거뒀다.

우주센터 건설과 로켓 개발 등 그동안 20년 동안 투자한 연구비는 1조 원 미만이라 생각된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이렇게 적은 예산으로 인공위성의 국내 발사를 목전에 둘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국가의 꾸준한 지원 아래 우수한 연구원이 열심히 노력한 우리나라 특유의 결과라고 생각된다.

액체엔진 개발해 2018년 재도전

나로호 발사를 통해서 많이 알려진 1단 로켓의 국산화도 그리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 부분의 중요성을 일찍 간파하고 그동안 추력 30t급의 액체엔진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했다. 이를 바탕으로 추력 75t급의 액체엔진을 수년 내로 개발하여 2018년까지는 독자적인 우주로켓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때마침 정부는 액체로켓의 핵심기술 개발에 더욱더 많은 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정부의 꾸준하고 장기적인 지원 속에 우주개발의 능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동안 국가의 우주개발 능력을 키우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한 항공우주연구원의 연구원과 경제적인 큰 이득과 관계없이 국력을 키우기 위한 사명감으로 국가 우주 개발에 계속 참여하는 산업체에 큰 격려와 지원이 필요한 시기이다. 우주를 향해 한 걸음씩 나갈 때 반드시 우주강국의 대열에 합류하리라 생각한다.

채연석 항공우주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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