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대해]‘1가구 1에어컨’ 온난화 걱정된다

  • 입력 2009년 6월 29일 02시 59분


‘3단! 바람이 약하십니까? 회전!∼ 그쪽만 신경 씁니까. 그래 내가 졌다. 최신 에어컨, OO마트로∼∼.’ 요즘 TV나 라디오에서 자주 듣는 CM송이다. 어찌나 자주 접했는지 며칠 전 아침에 머리를 감으며 나도 모르게 이 노래를 흥얼거려 깜짝 놀랐다.

우리나라에 에어컨이 처음 등장한 시기는 1960년대다. 이후 에어컨 판매량은 해마다 늘어 1995년을 기점으로 가정용 에어컨 판매량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2005년에는 국내 에어컨 판매량이 약 250만 대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TV 판매 대수와 맞먹는 규모다. 1가구 1에어컨 시대가 열린 셈이다.

기상학자들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증가를 꼽는다. 온실가스는 에어컨이나 자동차 등 화석연료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제품에서 주로 발생한다. 도시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대량 방출하는 공장이나 다름없다. 특히 여름철에는 에어컨 가동률이 높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더욱 증가한다.

어떻게 여름을 보내느냐는 우리 모두의 몫이다. 문명의 이기를 마음껏 누릴 것인가 아니면 후대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남용을 자제할 것인가. 1가구 1에어컨 시대는 어쩌면 우리에게 다가올 재앙을 알리는 서막일지 모른다. 재앙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찾아올 뿐이다. 우리가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박대해 한나라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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