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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5월 2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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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의 지분을 갖고 있는 GM이 GM대우의 회생방안을 내놓지 않으면서 지분 28%인 산은(産銀)에 돈을 내라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 영 부사장은 ‘GM대우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협박성 발언을 했다가 라일리 사장을 통해 “지분구조를 바꾸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꼬리를 내렸다. GM은 2002년 ‘신차 모델 하나 개발할 정도’인 4억 달러 투자로 대우자동차를 인수했다. 그러고는 지금 훨씬 많은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GM대우는 2007년까지 3년간 흑자를 낸 뒤 작년 870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29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고도 과도한 환(換)헤지용 파생상품 거래로 1조 원 이상의 손실을 본 탓이라고 한다. 최근 선물환거래 만기가 속속 돌아와 채권은행들의 도움을 받고도 단기자금 압박이 심하다. GM은 GM대우의 방만한 경영부터 수술해야 한다. 임원 수는 외국인 210명을 포함해 400여 명이다. 직원 1인당 임원 수는 현대자동차보다 5배 이상 많다.
GM대우가 공기업인 산은을 설득해 세금지원을 받고 채권은행의 대출을 얻어 쓰려면 충실한 자구계획부터 제시해야 한다. 사무직 연봉 10% 삭감 정도로는 어림없다. 경영체질 개선과 인력 구조조정, 노조의 고통분담이 전제돼야 한다. 크라이슬러는 정부로부터 “부실한 자구계획을 한 달 내에 보완하라”는 요구를 받고도 미적대다가 그제 결국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GM에 대한 미국 정부의 처리방안은 다음 달 초에나 나올 예정이다. 캐나다는 자국 내 GM 자회사들이 생존능력이 없으면 파산시킬 계획이다. 독일도 GM 자회사 오펠에 대한 선(先)지원 요구를 거절했다. 어느 모로 보나 우리 정부와 산은이 미국의 처리방향이나 GM대우의 자구계획도 보지 않고 지원에 나설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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