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돼지인플루엔자, 초기 차단에 빈틈없어야

  • 입력 2009년 4월 27일 02시 58분


멕시코에서 돼지인플루엔자로 80여 명이 숨지고 13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미국에서도 의심환자가 생기고 영국과 콜롬비아에서도 감염 의심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각국의 예방활동을 촉구했다. 국내에선 아직 돼지인플루엔자 환자나 감염 사례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경각심을 늦출 순 없다.

정부는 멕시코에서 돼지인플루엔자가 확산된 지 근 2주 만인 어제 관계부처 회의를 가졌다. 보건복지가족부 질병관리본부는 해당 지역을 방문한 사람 가운데 발열 기침 등 독감과 유사한 의심증상이 있으면 신고하라고 당부했다. 외교통상부는 멕시코를 ‘여행 자제’ 또는 ‘여행 유의’ 지역으로 지정했다. 국민 전체의 건강을 위해 해당 지역 여행을 자제하고 유사 증세가 나타나면 보건당국에 신고하고 정밀검진을 받아야 할 것이다.

돼지인플루엔자는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만 옮는다. 정부가 미국 및 멕시코산 돼지와 돼지고기에 대한 수입검역을 강화하는 데다 돼지고기는 익혀 먹기 때문에 크게 과민 반응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멕시코의 피해 상황을 볼 때 초기 차단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바이러스 특성상 한곳에 붙들어 둘 수 없어 통제가 불가능하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국민건강과 직결된 사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아무리 꼼꼼하게 챙겨도 지나치지 않다. 세계화의 바람을 타고 전염병도 국경이 없어졌다. 공항과 항구에서 1차 검역을 철저히 하고 국제정보에 실시간 대응해 돼지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국내에 발을 못 붙이도록 해야 한다.

멕시코는 초기 대응이 늦어 더 많은 피해자가 나왔다. 작년 4월 전북 정읍 오리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을 때 해당 농장은 오리 폐사가 시작된 며칠 뒤에야 신고를 했다. 그 바람에 일부 오리가 반출되고 수송차량이 돌아다녀 AI가 확산되고 주민이 불안에 떨었다. 돼지인플루엔자도 이런 늑장대응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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