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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4월 1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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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의지만 있다고 해서 기후변화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온난화 속도를 늦추는 감축노력과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다. 기후변화의 징후는 그동안 전 지구적으로 나타났다. 알프스지역에서 10년 동안 서식지고도가 1∼4m 상승하여 산 정상에 있던 식물이 사라지고 있으며, 북미의 북극곰은 해빙이 녹으면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될 위기에 처해 있다. 국내에서도 변화의 징후가 목격되고 있다. 기후는 아열대성으로 변해 가고 있고 생태계 변화가 심각하다. 한라산의 구상나무는 정상을 향해 이동하여 머지않아 사라지고 사과의 주산지도 대구 인근에서 문경 충주 영월로 북상하고 있다.
지금 상황을 봐서는 역사적으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 선진국이 먼저 온실가스를 줄이라고 하는 주장과 관계없이 세계 9위 온실가스 배출국가이자 세계 13위의 경제대국인 우리나라가 2012년 이후에도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지지 않을 가능성이 별로 없다. 이르면 금년 12월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당사국회의에서 윤곽이 드러날 수 있다. 2050년이라는 먼 장래의 온실가스 배출 목표에는 국제적으로 합의했지만 감축목표는 상상을 초월한다.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서 국가 지자체 개인 기업 시민사회 등 사회구성원 모두가 동참하고 실천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는 과학적 사실과 정확한 통계를 바탕으로 장기 국가전략을 수립하고 국민 모두가 생활 속에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쉽게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지침을 지속적으로 개발 보급해야 한다. 우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이뤄야 하는 저탄소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 속에서 온실가스를 줄이고자 하는 자세부터 변해야 하고, 변화의 이유를 국민들이 먼저 알아야 한다.
기후변화 문제는 기업에는 분명 위기이지만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 영국이 기후변화 위기를 국가재건의 기회로 삼았듯 우리도 산업 부문에서 에너지 구조개편은 물론 EU 및 일본이 추진하는 온실가스 저감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서비스산업을 육성하고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기술을 적극 개발하여 국가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어야 한다. 새로운 기후변화 바람에 몸을 움츠릴 때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세계적인 경제위기에 힘들고 지쳐도 다가올 미래에 희망을 갖고 새 바람에 몸을 실어 높이 날아보면 어떨까.
이석조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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