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을 타고 오던 길에 주부사원을 모집한다는 쪽지 광고를 보았다. 명함 크기 정도로 선전 문구를 써 붙여 놓았다. ‘43∼60세 주부사원 모집, 아빠보다 많이 벌 수 있음, 100% 월급제, 4대 보험 가입. 아르바이트도 가능’이라는 내용이었다. 아이들 때문에 사교육비가 많이 들어가는 처지라 돈 좀 벌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전화를 해봤더니 유명 화장품 포장업무라며 일단 이력서를 써갖고 내방해 달라고 말했다. 혹시나 싶어 찾아갔더니 면담을 하던 부사장이 난데없이 “신용불량이나 신용카드 쓰다가 못 막은 것 있느냐”고 물었다.
다단계 물건을 파는 업체에 속았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신용카드에 문제가 있는지 물은 이유는 자기네 제품 몇십만 원짜리를 사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신용카드를 긁게 한 뒤 현장에서 포장을 뜯게 만들어 사지 않고는 배겨나지 못하게 할 계획이었던 것이다. 그런 사실을 친구에게서 들어 알고 있었다. 안되겠다 싶어 화장실에 다녀온다 하고는 집으로 와버렸다. 취업사기에 속지 않는 일이 중요하지만 전철에 이런 광고는 붙이지 못하도록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