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2회 국수전… 흑, 기분에 취하다

  • 입력 2009년 3월 10일 02시 57분


과연 흑 45, 47의 단수는 아팠다. 백 모양이 심하게 우그러졌다. 이렇게 두 방을 당하면 전체 판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흑 모양은 활짝 피어나 우상 흑 한 점도 활기를 되찾았고 멀리 중앙 백 대마도 은근히 노릴 수 있다.

호사다마(好事多魔), 잘나갈 때 조심해야 한다. 기분대로 두다가 바로 눈앞에 있는 진흙탕을 못 볼 수 있다.

이세돌 9단은 흑 49를 두기 전에 기분을 그만 내고 브레이크를 밟아야 했다. 단수 두 방에 취한 이 9단은 흑 49로 한 번 더 백의 양보를 요구한다. 백이 손 빼면 55의 곳에 단수 맞는 게 아프니까 응수하라는 것이다.

순간 목진석 9단의 눈매엔 섬광처럼 결의가 스친다. 이 9단도 흑 49를 내려놓고 ‘아차’ 하는 눈치다.

흑 49로는 참고도처럼 흑의 중앙 단점을 보강하는 게 급선무. 백은 어차피 좌변 쪽에 손을 대야 하는데 결국 49의 곳은 흑의 차지가 된다.

백 52로 끊자 흑의 두터움이 사라졌다. 흑 59까지 백 두 점을 잡았으나 실전과 비교하면 뒷맛이 고약하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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