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산책]비앙카 모블리/“엄마나라에 유학오길 잘했어요”

  • 입력 2009년 2월 21일 03시 13분


제가 한글로 쓴 에세이, 이게 처음이니까 좀 초등학생 수준 같아도 이해해주세요! 재미있게 읽어 주세요. 최대한 알아듣게 서울말 쓰려고 노력했으니까요. 한국에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미국 뉴욕에서 왜 한국까지 공부하러 왔는데요”였습니다. 처음 이 질문을 받은 순간 약간 당황했어요. 나의 첫 대답은 “왜 희한한가요”였습니다. 한국 학생들이 미국으로 유학 오는 것처럼 왜 자연스러운 걸로 보지 않는지 좀 의아했어요. 한국도 미국과 같이 여러 나라 유학생이 점점 많아져 미래에는 이런 질문이 안 나왔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이에요. 한국으로 유학온 게 당연하지! 한국이 얼마나 좋은데! 이렇게 생각해야지 와 그라노!

한국에 오게 된 계기는 우리 엄마가 한국 사람이라 자라면서 한국 사람과 문화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고 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기 때문이에요. 생긴 건 완전히 백인이지만 집 냉장고에는 항상 한국 음식이 가득 차 있고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영어를 못 알아들으셔서 한국말만 써야 했어요. 그렇지만 한국 땅에서 살아 본 적이 없어서 인생에서 단 한 번만이라도 한국에 살면서 나의 뿌리를 더 알고 싶었어요. 솔직히 말하면 한국에 정말 오고 싶기도 했지만 좀 두렵기도 했어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어린 나이에 완전히 딴 나라에서 혼자 생활을 시작하는 일도 두려웠고 이상한 소문도 있어서 걱정이 됐어요. 소문은 한국인이 외국인한테 불친절하다는 것과 한국 대학생은 잠자는 시간까지 아끼며 열심히 공부만 한다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이 소문들에 대한 나의 걱정은 한국에 와서 시간이 조금 지난 후 깨끗이 없어졌어요. 오히려 내가 한국말을 잘하니 식당에서 음식을 덤으로 많이 주시기도 하고 옷 살 때 바가지 씌우지 마시라고 웃으면 좋은 가격으로 깎아주기도 했어요. 한국말을 하는 게 큰 도움이 됐어요.

한국 대학생이 다 공부만 한다는 말도 단지 소문에 불과했어요. 겪어 보니까 공부할 때는 하고 놀 때는 진짜 열심히 잘 놀더라고요. 제가 ‘미녀들의 수다’ 쇼에서는 놀러만 다니는 파티 걸의 대명사지만 한국에 오기 전에는 정말 파티가 뭔지도 몰랐는걸요. 못 믿으시겠지만 한국 대학생한테 배운 거예요! 하지만 한국의 술자리 문화와 대학생활은 다른 나라보다 훨씬 특이하고 재미있는 것 같아요. 한국 술자리 게임의 다양함, 재미만큼은 다른 나라는 못 따라올걸요. 술 마시면서 공부가 될 수 있는 게임도 있어요. 하지만 오해하지 마십시오. 건강에 주의하면서 가끔 하는 건 괜찮겠지만 술 마시고 게임하는 걸 공부한다는 핑계로 대면 안 됩니다!

한국에서의 생활은 여태껏 내가 상상해왔던 것 이상이에요. 내 인생을 통틀어 최고 멋진 경험이에요.

비앙카 모블리 연세대 언더우드학부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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