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불안해진 소비자 ‘향기 마케팅’으로 끌어라

  • 입력 2008년 10월 25일 03시 01분


불황기에는 마케팅 비용도 효율적으로 지출해야 한다. 미국 낙농업자들은 우유 소비 진작을 위해 협회 차원에서 세계적인 배우인 앤젤리나 졸리를 모델로 한 ‘갓 밀크(Got Milk?)’ 캠페인을 벌여 적은 비용으로 좋은 효과를 봤다.
불황기에는 마케팅 비용도 효율적으로 지출해야 한다. 미국 낙농업자들은 우유 소비 진작을 위해 협회 차원에서 세계적인 배우인 앤젤리나 졸리를 모델로 한 ‘갓 밀크(Got Milk?)’ 캠페인을 벌여 적은 비용으로 좋은 효과를 봤다.
불황기 소비 트렌드 & 기업 생존 전략

금융 위기 심화로 경기 불황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불황기에도 선전하는 기업은 있다. 급변하는 소비자들의 성향을 잘 파악해 대처하는 기업은 호황기뿐만 아니라 경기 침체기에도 우월한 성과를 낸다.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동아비즈니스리뷰(DBR)는 국내외 최고 전문가들과 함께 ‘불황기 소비 트렌드’를 집중 분석한 스페셜 리포트를 20호(11월 1일자)에 실었다. 전문가들은 “불황일수록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 기준이 요동친다”며 “불황기에는 소비자의 잠재 욕구를 파악하기 위해 기업들이 훨씬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생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DBR 20호의 스페셜 리포트 주요 내용을 간추린다.

○ 양면적 소비자(ambivalent consumer) 확산

이번 소비 침체는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순화 삼성경제연구소 마케팅전략실 수석연구원은 “가격과 품질이 구매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던 시대가 지나가고, 이제 소비자들이 각자 주관에 따라 구매를 결정하는 개성 소비 시대가 왔다”며 “이런 시기에 불황이 겹치면 소비자들은 더 까다로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불황기에 양면적 소비자, 혹은 앰비슈머(ambi-sumer)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가품과 저가품, 스피드와 여유로움 등 완전히 상반된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또 실속과 개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문화도 확산될 것으로 관측됐다. 실제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는 경차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개성 있는 디자인과 다양한 기능을 적용한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실속과 개성을 함께 추구하는 소비자를 만족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 연구원은 “경제적으로 어려울수록 소비자들은 제품의 가격 대비 가치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특히 같은 가격대의 상품 중에도 더 많은 기능·감성적 혜택을 제공하는 복합 상품의 선호도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글로벌 소비 시장의 명암

금융 위기가 전 세계적 현상인 만큼 수출 기업들은 소비시장별로 별도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효정 삼정KPM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금융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서구 국가보다는 경기 침체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중국과 인도 등 이머징 국가의 신흥 중산층과 부유층을 집중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유통업체들은 개학을 앞둔 올해 8월 큰 폭의 매출 증가를 기대했다. 하지만 할인점 타깃의 8월 매출이 2.1% 줄었고 백화점 업체인 JC페니와 노드스트롬의 8월 매출 역시 각각 4.9%, 7.9% 감소하는 등 대부분의 유통기업이 울상을 지었다.

반면 중국의 경우 부유층이 증가하면서 명품 소비가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명품기업 루이비통 모에 에네시(LVMH) 그룹은 올 상반기 매출 중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매출이 전체의 21%를 차지했다. 다른 지역에서의 매출은 5% 성장에 그쳤지만 아시아 지역 매출은 중국의 선전으로 13% 증가했다.

인도도 중산층이 증가하면서 소비재 시장과 유통 산업 등이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조사 기관인 이미지F&R리서치에 따르면 인도 유통시장은 올해 398조 원 규모에서 2010년 487조 원 규모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연구원은 “월마트가 인도 현지 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선진 기업들이 시장 공략을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 불황 극복을 위한 마케팅

불황기에 소비자들은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느끼며 이전과 다른 행동을 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이런 변화에 맞춰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불황기에는 사람들이 불안감을 가라앉히기 위해 감각적 즐거움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신경안정 효과가 있는 재스민 향이나 구매 욕구를 강하게 유발하는 레몬 향을 매장에 뿌리는 이른바 ‘아로마(aroma·향기) 마케팅’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불황이 닥치면 각자의 능력에 맞춰 자신의 개성을 찾으려는 성향도 강해진다. 따라서 기업들은 ‘개성(personality)’을 강조하는 제품 콘셉트를 개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자기 스타일에 맞춰 기성품을 수정하는 이른바 ‘튜닝’을 통해 개성을 발현토록 유도해야 한다. 아이팟이 여러 액세서리 튜닝 제품을 출시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기업들은 또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대표적인 방법이 개별 브랜드가 아니라 산업 또는 제품군 전체를 홍보하는 ‘저네릭 광고(generic advertising) 마케팅’이다. 미국 낙농업자들이 우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협회 차원에서 시행한 ‘갓 밀크?(Got Milk?)’ 캠페인이 저네릭 광고의 대표적 성공 사례다. 여 교수는 “저네릭 광고는 참가한 기업들이 비용을 분담하기 때문에 개별브랜드를 알릴 때보다 적은 비용을 투자하고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어 불황기에 적합한 저비용 고효율 마케팅 기법”이라고 말했다.

김남국 기자 march@donga.com

국내 최초의 고품격 경영매거진 ‘동아비즈니스리뷰(DBR)’ 20호(11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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