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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7월 2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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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고향집에 들러 잠깐 부모님을 만난 뒤 연고가 없는 부산으로 가 17년간 피해 다녔다.
생활비는 주점 종업원으로 일하며 마련했다. 잠은 여인숙과 찜질방에서 해결했다. 감청을 당할까봐 부모나 친구와 연락을 끊었다.
신분증이 없던 그는 1992년 길에서 주운 임모(39) 씨의 주민등록증에 자신의 사진을 붙여 ‘인생 세탁’을 했다.
주민등록증이 1999년부터 플라스틱 재질로 바뀌자 2004년 김모(39) 씨의 운전면허증을 손에 넣어 신분을 바꿨다.
그는 지난달 29일 경찰 검문에 걸렸다.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부전도서관 앞에서 겨울잠바를 입은 모습을 경찰이 수상히 여겼다.
도난 수표를 갖고 있고 군무이탈로 수배 중인 사실이 확인됐다. 수표는 5월 말 자신이 일하던 부전동 A노래주점에서 훔친 현금과 수표 320만 원 가운데 일부였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1일 차 씨를 군 헌병대에 넘겼다. 그는 “붙잡혀서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탈영한 게 너무 후회된다. 20년 가까운 청춘을 허비했다”며 펑펑 울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