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육계와 학부모, 괴담 수렁에서 아이들 건져내야

  • 입력 2008년 5월 8일 03시 00분


미국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에 중고교생이 늘어나면서 교육당국이 긴급 진화에 나섰지만 그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선 학교들은 내부 단속을 강화하고 있고, 학부모들도 나서서 말리고 있지만 별 효과가 없어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도 어제 시도 교육감회의를 소집해 학생들에게 광우병에 대한 정확한 실상을 알리도록 하는 대책을 내놓았으나 이미 실기(失機)했다.

거리로 나온 중고교생들은 근거 없이 부풀려지고 왜곡된 ‘인터넷 괴담’에 현혹되어 있다. 어느 중학생은 ‘아직 15년밖에 못 살았어요’라는 피켓을 들고 나왔다. ‘결혼이라도 해본 뒤 죽고 싶다’는 고교생도 있다. ‘미국 소는 광우병 소’이며 미국 쇠고기를 먹으면 죽게 된다는 비과학적인 소문을 이들은 믿고 있다. 촛불집회의 사회자가 “미친 소 너나 먹어”라는 구호를 외치자 일제히 복창했다. 누가 순진한 학생들을 거짓과 혹세무민의 수렁 속으로 밀어 넣었는지 기가 막힐 일이다.

그럼에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발행하는 ‘교육희망’은 “미친 교육정책에 이어 미친 소 수입 결정이 촛불시위의 주범”이라고 강변했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논평을 통해 “미국 소의 위험인자가 학생들이 좋아하는 라면과 초코파이, 생리대와 화장품에도 쓰일 수 있으므로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을 진정시켜 학교로 돌려보내려는 교사로서의 사명감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그것 보라’는 식으로 시위를 조장하고 있다.

교육계 교사 학부모 전체가 비상한 각오로 수습에 나서야 한다. 근거 없는 주장으로 어린 학생들을 오도하는 것도 모자라, 정치성 집회에 휩쓸리도록 조장하고 있는 반(反)교육 세력에 더는 우리 아이들을 내맡길 수 없다. 미국 쇠고기와 광우병에 대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사실들을 학생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알리는 것이 급선무다.

아울러 온갖 억측과 괴담으로 아이들에게 공포심을 심어주고 이를 시위에 이용하는 배후세력을 반드시 찾아내 법정에 세워야 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당신 자식에게도 똑같은 피켓을 들려 시위대의 전면에 세우겠느냐’고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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