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고액 티켓장사… 공 교체… 북한의 텃세

  • 입력 2008년 3월 26일 02시 50분


‘이판에 돈이나 벌어?’

26일 열리는 남북축구 티켓의 판매가격은 1등석 250위안(약 3만5000원), 2등석 200위안(약 2만8000원), 3등석 150위안(약 2만1000원)이다. 한국의 물가로 생각하면 큰 돈이 아니지만 중국의 물가로 계산하면 엄청나게 비싸다. 중국 외국계 기업 종사자는 한 달에 약 3000위안의 임금을 받지만 한 달에 500∼800위안을 받는 일반인은 생각도 할 수 없는 큰 액수다.

결국 북한은 상하이에 거주하는 10만 한국인을 상대로 티켓 가격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북한의 대결이라 중국인이 큰 관심을 가질 리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가를 감안해 가격을 책정했으면 조선족이나 북한 출신 사람들도 티켓을 구매했을 수도 있었는데 지나치게 비싸게 책정했다는 게 현지의 반응이다.

어쨌든 북한의 한국인 상대 티켓 마케팅 전략은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한인회인 상하이한국상회가 확보한 3000장의 입장권이 24일 모두 팔려 나갔다. 현장 구매를 하려 해도 1, 2등석은 매진된 상태라는 게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의 분석. 한국대표팀이 10년 만에 상하이에서 A매치(국가대표 간 경기)를 가지는 데다 북한전이라 관심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한편 북한은 경기구를 갑자기 변경해 한국팀을 당황하게 하는 등 ‘홈경기 텃세’를 부리고 있다. 대표팀은 그동안 북측이 팀 가이스트를 경기구로 쓰겠다고만 알려와 전날까지 아디다스사의 팀가이스트Ⅱ를 가지고 훈련해 왔다. 그런데 갑자기 요즘은 사용되지 않는 팀가이스트Ⅰ을 쓰겠다고 통고했다.

상하이=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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