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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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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가 내년 11월까지인 정 사장은 노조 등 KBS 구성원으로부터 방만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중도 사퇴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과거 KBS 사장들은 정권 교체 이후 그만두는 게 관례였으나 그는 올해 KBS 신년사를 통해 ‘방송 독립’ ‘오만한 권력에 대한 비판’ 운운하면서 사퇴의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자리 보전을 위해 버티기와 저질 폭로 협박까지 서슴지 않는 사람이 공영방송 사장이라니 기막힌 일이다.
KBS는 정 사장 취임 첫해인 2004년 창립 이후 최대 적자(638억 원)를 낸 것을 시작으로 439억 원의 적자 예산을 편성한 2008년까지 누적 적자 1500억 원을 기록했다. 그런데도 그는 매년 제작비를 올려 2006년의 경우 전년 대비 15.1%가 늘었다. 당시 PD들 사이에서는 “제작비를 원 없이 써 봤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KBS의 방만 경영에 가장 책임이 무거운 그가 어떻게 비리 폭로 운운하며 사원들을 협박할 수 있는가.
그는 재임 기간에 KBS 노조회의 도청 사건, 일부 직원의 가족동반 출장 등으로 대국민 사과를 아홉 번이나 했다. 공영방송 수장이 법원 명령을 무시하고 의도적으로 방송(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을 강행토록 해 3억 원의 벌금까지 부과받았다. 12만 가구의 한 달 수신료에 해당하는 돈이다. 세계 어디에도 이런 공영방송은 없다. ‘정연주 5년’은 KBS는 물론 한국방송사에 씻지 못할 치욕이다.
노조도 마찬가지다. KBS가 얼마나 약점이 많기에 정 사장이 오히려 큰소리를 치는가. 이제 와 ‘남의 탓’만 하는 노조도 KBS 부실의 공동 책임자다. 국민은 KBS에 도대체 어떤 비리가 있는지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 정 사장은 이를 모두 밝힌 뒤 깨끗이 물러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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