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특집]중국 →인도, ‘코끼리 펀드’로 갈아탈까

  • 입력 2008년 1월 2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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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가 용을 눌렀다.’ 지난해 인도 펀드의 수익률이 중국 펀드를 앞지른 것을 빗댄 말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2007년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인도 펀드의 수익률이 64.2%로 가장 높았다. 중국 펀드의 수익률은 58.2%로 인도에 뒤졌다. 하지만 지난해 증시 상승률은 중국(96.7%)이 인도(47.2%)보다 훨씬 높았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연중 급등했던 중국 증시가 연말에 급락하며 수익률이 크게 하락한 반면 인도 증시는 연말 하락장에서도 큰 폭으로 내리지 않고 꾸준히 수익을 냈기 때문이다.최근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충격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인도 증시도 타격을 받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인도는 여전히 중국과 더불어 성장성이 높은 국가로 꼽힌다.》

○ 꿈틀대는 거대 시장

인도는 아시아 신흥 국가 중에서 높은 경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인도의 실질 경제성장률이 8.8%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인도에서는 철강, 자동차 업종 등을 중심으로 기업들이 활발하게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기업의 투자 증가로 일자리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가계 소비가 증가하면서 내수 산업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인도 정부가 전력, 항만, 철도, 공항 등 사회기반 시설을 대규모로 확충하는 것도 경제 성장을 촉진시키는 힘이 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측은 “연간 소득이 4500∼2만2700달러에 이르는 인도의 중산층 인구는 1987년 1억 명에서 2007년 3억 명 정도로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급증하는 소비력을 바탕으로 내수시장이 성장하면서 올해 인도 기업들의 이익 성장률은 16∼18%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인도는 내수 산업의 비중이 높아 다른 아시아 국가와 달리 선진국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는 것이 특징이다.

인도는 소프트웨어와 정보기술(IT) 관련 산업 등을 제외하면 미국 등 선진국에 대한 수출비중이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선진국 경기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인도에 주목하는 투자자가 많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 “다른 신흥국가들과 함께 분산 투자”

하지만 인도 펀드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인도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것)은 약 23배로 신흥 증시 중에서도 상당히 비싼 편이다. 브라질과 러시아의 PER는 11배 수준이다.

주가가 많이 올라 있을 뿐 아니라 외국인들의 비중이 높은 증시 구조도 부담이 된다. 세계적인 경기불안 등의 이유로 외국인들이 인도 주식을 대거 팔아치운다면 인도 증시는 그 충격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도 펀드는 ‘환 위험(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조성운 상품기획팀 과장은 “인도의 루피화는 ‘환 헤지(환 위험 회피)’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수단도 마땅치 않아 펀드 운용사들이 환 헤지를 하지 않는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환율 급변동이 생기면 펀드 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인도 펀드는 분산투자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삼성증권 김태훈 연구위원은 “인도 시장에 다걸기(올인)하는 것은 위험이 크다”며 “기대 수익률을 낮추고 브라질, 러시아, 중국 등과 병행해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인도 펀드 어떤 게 있나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인도 펀드 중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품이 많다.

미래에셋인디아디스커버리주식형은 인도의 은행, 에너지, 통신업종 가운데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미래에셋인디아인프라섹터주식형은 인도의 사회간접자본 관련 기업에 투자하며 미래에셋인디아솔로몬주식형은 인도의 각 업종을 잘 아는 국내외 펀드매니저들이 함께 운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봉쥬르인디아주식형(BNP파리바투신운용)은 인도의 엔지니어링, 에너지, 금융, 원자재 산업 등 4개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다. 펀드 내에서 투자금의 80%가량을 환 헤지한다.

피델리티인디아주식형(피델리티투신운용)은 대형주와 중소형주에 고루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한국월드와이드인디아주식재간접(한국투신)은 세계적 재간접 펀드 운용사인 포사이스의 조언으로 운용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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