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헌혈에도 자원봉사 물결 넘쳤으면

  • 입력 2008년 1월 15일 03시 04분


방학과 명절이 끼어 단체 헌혈자가 급감하는 겨울철, 병원들은 피가 부족해 난리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피를 구한다는 환자 가족들의 호소가 줄을 잇는다. 14일 현재 혈액 재고는 적혈구가 2.2일 치, 혈소판이 2.1일 치에 불과하다. 보건복지부는 군부대가 집중돼 있는 경기 강원 등 말라리아 위험지역에 내렸던 헌혈 제한 조치까지 해제키로 했다.

지난해 헌혈자는 국민의 4.7%인 230만여 명에 그쳤다. 재작년에 비해 25만여 명이 오히려 감소했다. 조한익(전 혈액관리본부장·진단검사의학과) 서울대 교수는 “절대 인구는 줄어드는데 고령화로 혈액 수요는 늘어나 수급 불일치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학교 군부대 기업체 등을 통한 단체 헌혈이나 행인들을 상대로 한 ‘간청 헌혈’에서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다. 한번 헌혈하면 다시 찾아오는 헌혈자의 일반적 경향을 살려 싱가포르처럼 개인 헌혈자 관리를 선진화해야 한다.

적십자사 혈액본부도 정기적인 헌혈을 유도하는 등록헌혈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2007년 11월 현재 등록 회원은 35만여 명에 불과하다. 등록헌혈자가 적어도 60만 명은 돼야 혈액 부족을 해소할 수 있다. 또한 등록에만 그칠 게 아니라 지속적인 권유와 관리가 필요하다. 헌혈자 편중 현상도 개선해야 한다. 국내 헌혈자의 77%가 남자이고, 82%가 30세 이하다.

헌혈은 또 하나의 나눔이다. 태안 기름유출사고 현장에 몰려들었던 자원봉사자의 물결이 헌혈에도 밀려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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