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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2월 1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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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으로선 하변 백을 괴롭혀 최대한 대가를 얻어내야 한다. 흑 ○가 우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첫걸음이자 급소. 백 86에 앞서 윤준상 국수는 고민에 빠졌다. 그의 머릿속엔 참고1도가 그려졌다. 참고1도처럼 백의 중앙 진출이 봉쇄되면 형세가 역전된다. 유리해졌나 싶은데 금세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된 윤 국수의 입에서는 신음이 새어나온다.
윤 국수는 참고1도가 안된다고 보고 백 86으로 가볍게 활용하고자 했다. 이 한 수로 중앙 봉쇄는 막을 수 있다고 믿었다. 이어 흑이 94의 자리에 둬 백 한 점을 때려내면 참고1도의 수순을 밟겠다는 것이다. 이는 착각이었다. 윤 국수는 참고2도 백 3처럼 넉 점을 버리고 선수를 잡아 우변 백을 보강하는 그림을 떠올리지 못했다.
백 86을 본 이세돌 9단의 입가엔 옅은 미소가 흐른다. 그는 즉각 흑 91까지 백 4점을 잡아 버렸다. 실리로 클 뿐만 아니라 우변 백의 생사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백도 94까지 흑 석 점을 잡았지만 선수를 빼앗겼다. 흑 95가 등장했다. 이 판의 운명을 거머쥔 수였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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