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강간범 홀린 ‘연기파’ 여경

  • 입력 2007년 8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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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자 경찰관이 기지를 발휘해 성폭행범을 붙잡았다.

전북 익산경찰서 중앙지구대 이경민(28) 순경은 4일 오전 4시경 “성폭행범이 침입했다”는 신고를 받고 신고자 A(26·여) 씨의 집으로 출동했다.

이 순경은 놀란 A 씨를 진정시키는 중 A 씨의 휴대전화가 계속해서 울리자 전화를 건 사람이 범인임을 직감했다.

A 씨인 것처럼 전화를 받은 이 순경에게 용의자는 “어제 갔던 오빠인데 미안하게 됐다. 한번 만나자”고 말한 뒤 이 순경의 호의적인 태도에 넘어가 “나랑 사귀어 보는 게 어떠냐”며 20분이 넘도록 전화를 끊지 않았다.

이에 이 순경은 “휴대전화 배터리가 떨어졌으니 잠시 후 통화하자”며 전화를 끊고 곧바로 112 지령실에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

신속하게 용의자의 위치를 파악한 경찰은 전북 익산시 동산동 모 카센터 앞 공중전화 부스에서 이 순경과 다시 통화를 하고 있던 신모(30) 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신 씨는 3일 오전 5시경 A 씨의 원룸에 침입해 잠자던 A 씨를 성폭행한 뒤 4일 새벽에도 A 씨의 원룸에 침입하려다 A 씨가 비명을 지르자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6일 신 씨에 대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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