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특집]날아라! 문화 마케팅

  • 입력 2007년 6월 21일 07시 44분


은행들의 문화마케팅이 점점 섬세해지고 있다. 국민은행이 4월 14일부터 매주 둘째, 넷째 주 주말에 여는 ‘청계천 소리 산책’. 토요일은 오후 6시, 일요일은 오후 2시에 시작하며 8월 25일까지 계속된다. 사진 제공 국민은행
은행들의 문화마케팅이 점점 섬세해지고 있다. 국민은행이 4월 14일부터 매주 둘째, 넷째 주 주말에 여는 ‘청계천 소리 산책’. 토요일은 오후 6시, 일요일은 오후 2시에 시작하며 8월 25일까지 계속된다. 사진 제공 국민은행
우리은행은 고객 정보에 따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VIP고객을 초대해 개최한 패션쇼. 이 은행은 이 밖에 건강세미나, 쿠킹, 뷰티, 와인 클래스 등도 열고 있다. 사진 제공 우리은행
우리은행은 고객 정보에 따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VIP고객을 초대해 개최한 패션쇼. 이 은행은 이 밖에 건강세미나, 쿠킹, 뷰티, 와인 클래스 등도 열고 있다. 사진 제공 우리은행
《재클린 리(50) 씨는 4월 하나은행으로부터 일본 벳푸에서 열린 ‘아르헤리치 페스티벌’에 초대받았다. 아르헤리치 페스티벌은 유명 피아니스트들이 주도가 돼 매년 열리는 유명 클래식 음악회. 리 씨 등 40여 명의 하나은행 고객은 2박 3일 동안 고도 벳푸에서 음악과 문화에 흠뻑 취했다. 이 행사에는 박은희 한국페스티벌앙상블 음악감독도 함께해 고객들에게 음악에 대한 친절한 해설을 곁들였다. 박 감독은 2000년부터 8년째 매주 목요일 ‘하나클래식 아카데미’를 이끌고 있다. 고객 100명을 초대해 매주 생생한 클래식 연주를 듣고 함께 음악을 이야기한다.》

이번 아르헤리치 행사도 이 아카데미 회원들을 대상으로 처음 준비한 해외 음악 축제 탐방이었다. 리 씨는 “미국에서 오래 생활하다가 몇 년 전에 한국에 왔는데, 매주 모여 음악을 함께 즐기는 것이 삶의 활력소가 된다. 매주 목요일이 너무 기다려진다”며 “일반 여행 패키지가 아니라 음악과 교양으로 가득 찬 벳푸 여행은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했다.

박 감독은 “고객들의 음악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지고 까다로워지고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해외 음악을 체험하는 기회도 더 많이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행들의 ‘문화 마케팅’이 점점 섬세하고 다양해지고 있다. VIP고객을 문화 행사에 초청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은행들이 직접 고객의 요구를 듣고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등 고객 참여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말 프라이빗뱅킹(PB) 고객 17명과 함께 2박 3일 일정으로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 다녀왔다. 최근 미술품 경매 시장이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미술평론가 정준모 씨가 함께해 작품 설명뿐 아니라 미술품 수집요령 등의 미니 강좌도 열렸다.

국민은행은 3월부터 전국 19개 PB센터에서 ‘골드&와이즈 아트 라이프’라는 미술 전시회도 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PB고객 20명과 함께 전북 김제시 금산사에 템플스테이를 다녀왔다. 이 은행은 고객들을 초청해 건강강좌 패션쇼 등을 비롯해 미술품 경매강좌, 호텔 요리사를 초청한 요리 강좌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열고 있다.

신한은행은 홀트장애인합창단을 후원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경기 고양시 덕양어울림누리 별모래 극장에서 ‘2007 사랑의 콘서트’를 열었다.

‘누난증후군’이라는 희귀 장애로 작은 키에 심장질환 등이 있는 막내 단원 최민기(3) 군이 처음으로 무대에 서 감동을 주기도 했다.

SC제일은행은 ‘Seeing is Believing(SiB·시력회복운동)’이라는 사회공헌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문화마케팅도 시각장애인과 함께하는 것이 많다.

시각장애인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 밴드를 후원하고 있으며, 시각장애인 그룹사운드 ‘4번출구’가 출연하는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HSBC은행도 결혼을 앞둔 딸이 있는 고객들을 초청해 ‘웨딩 클래스’를 열고, 각 지점에 피카소 샤갈 등 유명 작가의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등 다양한 문화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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