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돌아올 수 없는 다리

  • 입력 2007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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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77로 건너갔다. 그러나 흑 ○에 이은 두 번째 패착으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수였다. 다음 백 78이 놓이자 중앙이 두터워지며 환해졌다. 모래밭의 바늘을 찾아내는 것처럼 두터움을 감지하는 혜안을 가진 국수가 78의 요처를 놓쳤다. 이런 점은 똬리를 튼 뱀이 머리를 꼿꼿이 세운 형상과 비슷하다 하여 ‘사두(蛇頭)’라 표현하곤 하는데 지금은 ‘용두(龍頭)’라 해도 호들갑이 아니다.

참고1도 흑 1에 뻗으면 백 2로 밀고나갈 수밖에 없는데 이때 흑 3으로 두점머리를 두들긴다. 백 4에 끊는 것은 흑 9까지가 선수여서 11을 차지할 여유가 있다. 도전자는 “국수가 이렇게 두지 않은 것은 흑 3의 젖힘수를 미처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일지 모른다”고 말한다.

도전자는 참고2도 흑 1 때 백 2로 버틸 생각이었다고 한다. 흑 3의 단점 보강이 불가피할 때 백 4, 6 이하로 패를 내는 수단이 있어 골치 아픈 싸움이다. 실전은 백 78에 흑 ‘가’로 백 한 점을 제압하지도 못한 채 허겁지겁 79로 달려갔다. 당장 백 ‘나’가 백 ○ 석 점의 준동을 엿보는 ‘반(半)선수’이기 때문이다. 졸지에 흑이 바빠졌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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