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도전자의 부담

  • 입력 2007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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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필코 이 판에서 끝내야 한다는 부담이 젊은 도전자를 누르고 있다. 상대는 15년이나 세계 바둑을 호령해온 거물이다. 3-0으로 매듭짓지 못하고 한 판을 허용하는 순간 백전노장의 추격대가 로마 기마병처럼 밀고 들어올 것이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경직되게 마련. 도전자의 스텝이 꼬이고 있다.

백 ○로 위아래 미생마가 악수하면서 중앙이 모두 지워졌다. 이곳은 원래 흑이 위아래 백대마를 엿보면서 두터움을 쌓을 수 있는 자리였다. 두터움은 어음이다. 현찰로 바뀔 수 있는 자원이 날아간 것이다. 이뿐 아니다. 실전 흑 143이 백 ‘가’의 노림수를 예방하고 있지만 참고도 백 1 이하 7로 흑 ○ 다섯 점을 잘라먹는 수단을 경계해야 한다. 당장은 흑 8, 10으로 상변 백대마가 위험해져 결행할 수 없지만 도전자로서는 배후에 게릴라 부대를 안고 싸우는 셈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결국 이 수에 신경 쓰다가 낙마하고 만다.

흑 147이 상변 백대마를 위협하는 선수이면서 ‘나’로 끊어먹는 수를 노리는 호착. 여기까지는 좋았다. 문제는 흑 151, 이 수가 패착이 되었다. 왜 ‘나’로 끊지 못했을까.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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