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 뒤바뀐 반집승

  • 입력 2007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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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207 때도 기회는 있었다. 이렇게 꽉 이으면 백이 212로 살 것 같았다. 그런데 백 208로 먼저 붙이고 210으로 짚은 뒤 대마를 돌본 것이 승기를 돌렸다. 백 214까지의 진행을 지켜본 기사들은 반집승의 임자가 흑에서 백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끝내기에서 이창호가 역전당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 검토실이 술렁거렸다.

비온 다음 날처럼 상큼하게 수가 잘 보이는 날이 있고 안개 낀 날처럼 흐릿할 때가 있다. 귀신같은 끝내기를 자랑하는 이창호 9단이 흑 ○에 이어 207의 실수를 연달아 저질렀다는 것이 그의 이상 징후를 보여준다.

흑 207이 마지막 패착이다. 참고도 흑 1로 먼저 치중한 뒤 3의 곳을 이었어도 흑은 반집을 이길 수 있었다. 흑 7로 차단되면 백 8로 살아야 하므로 흑은 9로 때려낼 수가 있었다.

이것과 실전은 역시 한 집 차이. 박복한 사람은 떡 목판에 넘어져도 이마를 다치고 운이 따르는 사람은 넘어져도 떡 광주리에만 넘어진다고 했다. 255수 끝, 백 반집승. (252…○ 254…249 255…○의 곳)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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