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패착 백 168

  • 입력 2007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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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9단도 사람인 이상 흔들릴 때가 있고 어처구니없는 착각을 할 때도 있다. 실제 일년에 한두 번 믿기 어려운 실수로 팬들을 즐겁게(?) 만들어주고는 했다. 하지만 이처럼 중요한 대국에서, 그것도 승리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믿을 수 없는 착각으로 뒤집히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건 무얼 뜻할까.

흑 ○의 치중에 참고도 백 1로 받을 순 없다. 흑 2를 선수하고 4, 6으로 넘어가는 수가 있다. 백 7로 뛰어나가도 흑 8이 절대선수라(덤을 내느냐 못 내느냐의 차이이기 때문에 백은 상변 ○들이 터럭 하나 다쳐서는 안 된다) 살 길이 막막하다.

백 166으로 치받는 게 최선이다. 다음 흑 167로 두었을 때 국수는 마지막 초읽기에 몰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 바둑의 패착인 백 168을 황망히 놓았다. 다음 흑에게 어떤 수가 있을까? 어디가 최선이었을까? 아무리 초읽기에 몰린 상황이라고는 하나 아마추어도 조금만 들여다보면 찾아낼 수 있는 수를 ‘천하의 이창호 9단’이 놓쳤다. 천리안처럼 훤히 수가 보이는 날이 있는가 하면 한 수 앞을 보지 못하는 날이 있다. 이런 날은 컨디션이 영 좋지 않을 때거나 통 운이 따르지 않는 때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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