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탈당파, 청와대·한나라당 맹공

  • 입력 2007년 2월 8일 15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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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의원들이 8일 한나라당과 청와대의 탈당 비판을 강한 어조로 반박하면서 대립각을 세웠다.

한나라당으로부터 '기획탈당', '열린우리당 2중대'라는 원색적인 공세를 받고 있는 한편, 청와대로부터는 오히려 '한나라당 2중대'라는 혹평에 샌드위치가 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특히 "한나라당의 공세는 두려움의 발로"라며 "이제 한나라당을 맞상대할 세력은 열린우리당이 아니라 우리들"이라며 반(反) 한나라당 세력의 구심점을 자임하고 나섰다.

6일 집단탈당한 의원들의 모임인 (가칭) '통합신당의원모임'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원회의를 갖고 이 같은 입장을 정리했고, 최근 통합신당 논의에 경계심을 보이고 있는 민주당에 대해서도 기득권 포기를 주문했다.

집단탈당을 주도한 김한길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청와대 양쪽에서 공격하는 그 만큼 우리에게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당이 둘로 쪼개지면 야당이 좋아하는 게 기본인데 한나라당은 가장 극심하게 우리를 비난한다. 다음 대선에서 그대로 있다가 심판받아야 한다는 한나라당 주장을 그대로 따르는 게 책임있는 자세는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6일 "당 깨고 나가서 잘된 세력이 없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당을 쪼개서 실패한 대표적인 예가 열린우리당"이라고 반박하고, 노 대통령이 탈당한 후 열린우리당과의 연대가 가능한 지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탈당이냐 아니냐는 문서행위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며 가능성을 부인했다.

통합신당모임 임시 대변인인 양형일 의원은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 심판이 이미 끝난 열린우리당의 틀을 깨지 않고서는 앞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다가오는 대선에서 한나라당에 정권을 거저 갖다 바치는 결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절박감 때문에 탈당하게 됐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탈당의 '명분'을 강조했다.

양 의원은 전날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집단탈당을 '회칠한 무덤', '기획탈당', '뺑소니 정당' 등으로 비난한 데 대해 "제1당의 원내대표가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 의정단상에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저속한 표현으로 저주를 퍼부었다"며 "이는 곧 통합신당을 대하는 한나라당의 두려움의 발로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이 탈당의원들을 '한나라당 2중대'로 비난하고 "왜 나갔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의원들이) 왜 떠났는지 이해 못하겠다는 표현은 아직도 청와대가 민심의 소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왜 떠났는지 이해 못하는 안목으로 비서실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 청와대의 현 주소"라고 비판했다.

양 의원은 또 민주당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중도개혁세력 결집을 통해 통합신당을 추진한다는 원칙에는 찬성하는 것 같지만, 그 방법과 관련해 '민주당 주도'를 얘기하는 건 논리적 모순"이라며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자유지대로 나오는 게 통합신당을 추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종걸 의원은 이날 탈당의원 전원회의에서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어제 대표연설에서 통합신당 의원모임을 맹렬하게 비난하면서도 열린우리당에 대한 비판은 거의 없었다"며 "이제 한나라당의 대항세력은 바로 통합신당 준비모임이 됐다"고 주장했다.

최규식 의원도 "김형오 원내대표가 우리가 당을 떠난 것을 극렬히 비난했는데 이는 한나라당이 국민통합신당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낸 것이며 겁을 먹었기 때문"이라며 "한나라당은 앞으로도 정말로 두려운 상대인 우리를 공격 목표로 삼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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