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두터운 만큼 좋다

  • 입력 2007년 2월 7일 02시 55분


흑 ○ 두 점을 옭아맬 마땅한 공격 수단이 안 보이자 국수는 15분을 숙고한 뒤 백 40으로 기수를 돌렸다. 여기부터 2회전. 1회전 결과에 대해 검토실은 “백이 좋다”고 보았으나 정작 두 대국자는 “지금부터 싸움”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물이 반쯤 차 있는 컵을 보고 “절반밖에 안 남았다”며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과 “절반이나 남았네”라며 낙관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 국수가 자기 바둑의 형세를 엄하게 받아들이는 비관파라면 도전자는 대표적인 낙관파다.

백 46까지 일사천리. 흑 47(5분)과 백 48(13분)에서 잠시 뜸을 들였다가 백 52까지 다시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도전기가 열리는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은 4층 맨 안쪽에 있다. 동창(東窓)이 나 있는데도 직사광선을 차단하려고 병풍을 둘러놓아 시계를 보지 않으면 시간의 흐름을 짐작할 수 없다. 대국실의 전자시계가 어느새 점심시간인 오후 1시에 다가서 있었다.

흑 53에 참고도 백 1로 받아주면 흑 2(또는 A)로 막혀 결국 백 B로 살아야 한다. 1의 곳은 흑에게도 가치 있는 자리가 아니다. 따라서 백 54는 정수다. 백 54가 점심 봉수(封手) 점이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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