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신예 도전자

  • 입력 2007년 2월 1일 02시 59분


국수(國手)는 바둑의 대명사다. 프로기사들이 가장 선망하는 타이틀이다. 흔히 도전기를 꿈의 무대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국수전 도전기는 그중의 으뜸이다.

이 꿈의 무대에 19세의 신예 윤준상 4단이 섰다. 도톰하던 볼 살은 많이 빠졌지만 두꺼비같이 묵묵한 인상은 여전하다. 도통 말수도 없고 바둑도 진중한 것이 이창호 국수를 많이 닮았다.

1월 10일 한국기원 특별대국실. 일기예보는 이날부터 혹한이 시작될 것이라고 겁을 주었지만 의외로 포근했다. 당연히 박영훈 9단이 도전자로 나설 것으로 예상했던 사람들은 막상 윤 4단이 올라오자 승부가 싱겁게 끝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눈치다. 그러나 누가 알겠는가. 일기예보가 빗나갔듯 알 수 없는 게 승부다.

빈 상석을 앞에 한 채 도전자가 묵상에 잠겨 있다. 빼곡히 들어선 사진기자들이 국수의 입실을 기다리고 있다. “만약 이번 도전기를 도전자가 이기면 35년 만에 두 번째 ‘윤 국수’가 탄생하는 셈인가?” 입회인 윤기현 9단이 대국장의 분위기를 누그러뜨린다.

1972년 김인 9단을 꺾고 국수에 올랐던 윤 9단이다. 오전 10시 1분 전에 이 국수가 들어섰다. “이 국수가 더 날씬해진 것 같네.” 윤 9단이 국수에게도 덕담을 건넨다.

“돌을 가려주세요.” 입회인의 말에 따라 돌을 가리니 도전자의 흑번. 역사적인 50기 국수전 도전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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