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스포츠 샛별]〈4〉여자 태권도 안새봄

  • 입력 2007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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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이종승 기자
강화=이종승 기자
인천 강화군 강화읍 중앙시장. 전형적인 재래식 허름한 시장 건물 3층에 대한체육관이 있다.

여느 시골마을에서 볼 수 있는 동네 체육관 같지만 이곳에 국내에서 첫 손가락에 꼽히는 태권도 여자 유망주가 있다. 체육관에 걸린 각종 국제대회 시상식 사진과 트로피들이 눈길을 끈다.

○ 181cm 70kg… 근력-기본기 남자 버금

강화여고 2학년 안새봄(17·사진). 여자 태권도 선수로는 최상급 체격(181cm, 70kg)인 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기대주다.

유병관 용인대 태권도학과 교수는 “여자 선수는 대부분 1, 2개의 단조로운 기술만 갖고 타이밍 위주의 경기를 한다. 그러나 새봄이는 근력과 기본기가 남자 못지않다”며 칭찬했다. 그는 “상대에 맞춰 다양한 발차기를 모두 구사할 수 있다”며 “단기 성적에 집착하지 않고 꾸준히 기량을 연마한다면 세계 태권도의 ‘스타’로 떠오를 것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안새봄의 체격과 기술을 듣고 약간 주눅이 들었는데 의외로 그의 인상은 무척 부드럽다.

“초등학교 1학년 때 태권도를 시작했어요. 그때는 그냥 재밌고 멋있어 보였어요. 중학교 3학년 때 아테네 올림픽에서 문대성 선수를 보고 여기에 내 인생을 걸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를 초등학교부터 지도해 국가대표로까지 키워낸 염관우 관장은 “겉보기에는 부드럽지만 승부욕이 대단하다”며 “하나를 가르쳐 주면 혼자서 둘, 셋을 익힌다”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 이후 그는 매일 새벽 1시간씩, 오후 하교 후 2시간 반씩, 저녁에 또 1시간씩 연습하고 있다.

발 차기하는 모습이 한없이 늠름하지만 운동을 하면서 가슴 아플 때도 많았다.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더 견디기 힘든 것은 심판 판정이었어요. 제가 아무리 기술을 넣어도 득점이 안 될 때도 많았어요.”

고질적인 심판 판정 문제는 어린 선수에게도 큰 상처를 줬다. 염 관장은 선수들에게 “너희들은 비슷하게 하면 지는 거다. 상대를 완전히 압도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기술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 발차기 자유자재… 올림픽 金 기대주

안새봄은 요즘 또 다른 고민에 빠져 있다.

이제 3학년이 되는 새봄이를 대학과 실업에서 서로 데려가려고 치열한 스카우트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장학금과 국제대회 메달 획득 시 교수직 보장이나 연봉, 포상금 등 각종 당근을 내놓고 부모님을 설득하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때 금메달을 목에 걸고 관장님과 부모님을 꼭 안아드리고 싶다”는 안새봄. 이를 위해 우선 올해는 2월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에서 우승하고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따는 게 목표다. 열일곱 소녀에게 2007년은 꿈을 이루는 중요한 한 해다.

강화=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안새봄은 누구?

▽생년월일=1990년 2월 23일 ▽체격=181cm, 70kg ▽출신교=갑룡초-강화여중-강화여고 2학년 재학 중 ▽취미=음악 감상 ▽특기=상단 발차기, 뒤차기 ▽가족=안명석(44), 성순희(44) 씨의 1남1녀 중 장녀 ▽수상=2006년 주니어세계선수권 라이트헤비급 금메달, 2006년 국가대표 겸 최우수선수 선발전 2등, 2006년 전국체전 고등부 미들급 우승, 2006년 대한태권도협회장기 우승, 2004년 여성부장관기 우승 ▽존경하는 선수=문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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